곰들의 열정 전설로 남으로… 지긋지긋하던 KS 잠실 9연패 극복

입력 2013-10-29 18:42

‘뚝심의 곰’이 오랜만에 맞은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에서 지긋지긋한 징크스를 털어내고 있다. 한국시리즈 마다 잠실구장에서 전패한 징크스는 이미 떨쳤고, 정규리그 4위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못한다는 정설도 깨고 있다.

두산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과의 KS 4차전에서 2대 1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시리즈 전적 3승1패. 두산은 우선 2005년부터 시작된 안방 징크스를 벗어났다.

전날까지 두산은 KS 잠실 경기에서 9연패 수모를 겪었다. 두산은 2005년 10월 18일 삼성과의 KS 3차전 잠실구장 경기에서 0대 6으로 완패했다. 다음날 4차전서 삼성에 1대 10으로 대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후 두산은 KS 홈경기마다 무너졌다.

2007년엔 SK와의 KS 1∼2차전을 인천 적지에서 모두 잡아냈다. 하지만 홈 3∼5차전서 믿을 수 없는 3연패를 당했다. 결국 인천 6차전 마저 내주면서 준우승에 그쳤다. 악연은 2008년에도 이어졌다. SK와의 인천 1∼2차전서 1승1패를 기록했으나 홈 3연전서 모두 졌다. 3년 전의 쓰라린 패배를 다시 맛본 최악의 해였다.

두산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간 KS에 진출하지 못했다. 두산의 KS 잠실 8연패는 좀처럼 끊어지지 않았다. 올해도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다. 두산은 삼성에 대구 1∼2차전을 기분 좋게 모두 잡고 잠실에 올라왔다. 하지만 지난 28일 잠실 3차전에서는 2대 3으로 패하며 잠실 9연패의 악몽을 이어갔다.

한 번만 지면 두 자릿수 연패 기록을 세울 상황이었지만 안방 징크스는 9연패에서 끝났다. 특히 두산은 KS 잠실 징크스의 시작이었던 삼성을 상대로 연패를 끊어 더욱 의미가 컸다. 역대 30차례 한국시리즈에서 3승을 먼저 거둔 팀이 시리즈를 가져간 기록이 28차례다. 우승 실패 2차례는 3승2패의 상황이었다. 범위를 3승1패로 좁히면 우승확률은 100%가 된다. 3승1패는 역대 14번 있었다. 확률대로라면 이번엔 예외 없이 두산이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게 된다.

이제까지 정규리그 4위가 한국시리즈를 차지한 경우가 단 한차례도 없었다. 두산이 한국 야구사에 새 이정표를 세워가고 있는 셈이다. 두산의 베테랑 우완 투수 이재우(33)는 생애 처음으로 KS에서 선발승을 따내 오랜 숙원을 풀었다. 포스트시즌 선발출장 3경기에서 모두 패한 두산의 포수 양의지(26)는 승리를 견인하며 달갑지 않는 징크스도 털어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