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용 훈풍 분다” 기대했는데… 사업체 종사자수 증가폭 급락

입력 2013-10-29 18:25


고용 훈풍은 아직 멀었다. 넉 달 연속 늘어났던 사업체 종사자수 증가폭이 줄었다. 정부가 고용회복의 단초로 보는 20만명 선을 눈앞에 두고 수치가 또 고꾸라졌다.

고용노동부는 29일 9월 사업체노동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달 사업체 종사자수는 18만7000명 느는 데 그치며 전월(19만5000명)보다 증가폭이 줄었다. 불과 2주 전 통계청의 9월 고용동향 발표에서 두 달 연속 40만명 이상 취업자 수가 늘었다며 고용 훈풍을 기대케 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노동부 관계자는 “통계청 조사 대상기간이 추석 대목인 지난달 8∼14일 주간이었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늘어난 일자리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추석에 따른 일종의 착시현상이라는 설명이다. 노동부가 주관하는 사업체노동력조사는 매월 말일을 기준으로 조사하기 때문에 지난 통계청 조사와는 달리 일시적인 추석 대목의 영향을 배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통계청 조사에선 청년층 취업자가 16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와 청년 실업 문제에 숨통이 트이는가 싶더니만 이번 사업체노동력 조사 결과는 밝지 않았다.

신규취업, 전직, 복직 등을 포함하는 입직자수는 58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만5000명 줄었다. 입직률도 0.3% 포인트 떨어졌다. 사업체노동력조사는 연령별로 집계되지 않아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신규취업자의 다수를 청년층이 차지하고 있어 입직자수 감소는 청년층 고용여건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노동부는 “종사자가 가장 많은 제조업에서 고용 정체를 겪고 있는 것이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제조업 종사자는 지난달 333만5000명으로 집계됐고 증가폭은 4만9000명으로 전달(5만8000명), 지난해 같은 달(6만6000명)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도·소매업(-4만1000명), 금융·보험업(-2만명), 출판·영상·통신업(-1만4000명), 부동산·임대업(-1만2000명) 등은 종사자수가 줄어들 정도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11만4000명으로 바닥을 친 뒤 4개월 연속 늘었던 종사자 증가폭은 결국 20만명 선을 넘지 못하고 다시 하향 곡선을 그렸다. 정부는 본격 고용회복을 알리는 기준을 20만명대 중·후반으로 본다. 이번 결과는 기대치에 한참 미치지 못한 채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데 그쳤다.

통계청 고용동향의 원자료인 경제활동인구조사는 전국 3만2000가구의 만 15세 이상을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실시한다. 노동부의 사업체노동력조사는 종사자 1인 이상 2만8000개 표본 사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다.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취업자는 무급 가족 종사자 등 비임금 근로자를 포함하기 때문에 사업체노동력조사의 종사자보다 규모가 크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