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 암각화 주변 백악기 공룡발자국 발견… 카이네틱 댐 건설 새 변수 부상
입력 2013-10-29 18:19
보존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는 반구대 암각화(국보 285호) 주변에서 공룡발자국 화석이 발견됐다. 이에 따라 암각화 보존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이동용 물막이 시설인 카이네틱 댐 건설에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암각화 앞 물을 막는 카이네틱 댐이 건설될 경우 공룡발자국 화석은 물에 잠기기 때문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카이네틱 댐 건설을 앞두고 지난 8월부터 시작한 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주변 발굴조사에서 약 1억년 전의 백악기 초식 공룡발자국 화석 25개를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화석은 암각화가 그려진 바위 면에서 북동쪽으로 25∼30m에 떨어진 곳의 밑바닥 암면(해발 48∼49m)에 분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발자국 크기는 길이 25∼50㎝, 폭 29∼54㎝로 측정됐다. 이 가운데 발이 네 개인 사족(四足) 공룡이 지나간 흔적인 보행렬 화석 2열이 발견됐다. 발자국 형태로 볼 때 초식 공룡인 용각류(목이 길고 몸집이 큰 공룡) 또는 조각류(두 발로 걷는 공룡)의 것으로, 최소 5마리 이상의 공룡이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울산 지역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공룡발자국 화석은 총 16곳으로 대곡천 일대에 12곳이 집중돼 있다. 이 중 2곳이 울주군 문화재 자료로 지정돼 있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공룡 화석 중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은 총 9건이다.
암각화 주변은 그동안 항상 물이 차 있는 데다 물속에서도 흙과 모래로 덮여 있어 발굴조사를 하기 어려웠다. 그러다 이번에 카이네틱 댐 건설을 추진하면서 물길을 다른 쪽으로 돌리고 처음으로 발굴조사에 들어갔다.
문화재청은 암각화 주변에 대한 발굴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문화재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이 화석의 보존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문화재위 심의결과 공룡발자국 화석의 보존이 결정되면 카이네틱 댐 건설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