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부산총회] 세계교회, 한국 에큐메니컬 운동 잠재성 높이 평가
입력 2013-10-29 18:17 수정 2013-10-29 22:53
10차 총회 개최 의미와 내용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가 시작된 배경에는 교회 분열의 역사와 제1·2차 세계대전이 있다.
2000년 교회 역사는 분열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5세기 동방교회 분열, 11세기 서방·동방교회 분열, 16세기 종교개혁으로 신·구교 분열, 19세기 선교운동으로 분열했다. 교회 지도자들은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는 데 이견이 있을 때마다 함께 모여 니케아회의, 칼세돈회의, 에베소회의, 콘스탄티노플회의 등 공의회(Ecumenical Council)를 구성했다. 교회사적으로 봤을 때 WCC 총회는 에큐메니컬 공의회 전통을 잇는 역사적 총회라 할 수 있다.
WCC 총회가 열리게 된 결정적 계기는 세계 1·2차 대전 때문이다. 당시 서구 기독교 지도자들은 ‘소위 기독교 국가들이 모인 유럽 대륙에서 인간의 이념 때문에 전쟁을 두 번이나 겪으며 세계를 전쟁으로 몰아넣었다’는 깊은 자괴감에 빠지게 됐다. 이어 지도자들은 ‘국제적인 연합기구를 만들고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자’는 신앙적 의지를 모았고 1948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WCC 1차 총회를 개최했다. 그때부터 ‘교회 분열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라는 반성에 따라 세계교회가 하나 되기 위해 110개국 349개 교단 5억8000만명 교인을 대표하는 지도자들이 7∼8년 단위로 모이고 있다. 총회에서 선출된 150명의 위원들로 구성된 중앙위원회가 WCC 총회를 운영한다.
총회에선 ‘다양성 속의 일치’라는 원칙 아래 일치, 선교, 정의와 평화, 증언과 봉사, 신학교육, 종교 간 대화 등 다양한 에큐메니컬 현안을 다룬다. 가톨릭교회는 회원은 아니지만 ‘신앙과 직제’ 위원회에 정식으로 참여하고 있다. 따라서 전 세계 기독교를 망라한 기독교의 유엔이라 할 수 있다.
이번 10차 총회에선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라는 주제 아래 전체회의, 에큐메니컬 대화, 마당 워크숍 등을 통해 향후 7∼8년간의 정책을 수립한다. 부산총회 결정에 따라 신앙과 직제, 선교와 일치, 봉사와 협력, 국제문제, 신학교육 등 5가지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1961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3차 총회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한국에서 WCC 10차 총회가 열리게 된 배경에는 21세기 에큐메니컬 운동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자리 잡고 있다.
장윤재 이화여대 기독교학 교수는 “WCC는 한국이 아시아 국가이면서도 인구의 4분의 1이 개신교인이고 개신교인 비율이 가장 높다는 사실에주목했다”면서 “특히 종교 간 유혈충돌이 없고 복음주의교회와 오순절교회, 에큐메니컬교회, 정교회, 가톨릭 등이 협력하는, 21세기 에큐메니즘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잠재성을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부산=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