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적자점포 줄이랬더니… 되레 늘린 곳도
입력 2013-10-29 18:00 수정 2013-10-29 22:44
국내 점포(지점·출장소) 수가 가장 많은 은행은 어디일까. 2011년 농협은행에 점포 수 1위 자리를 내줬던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근소한 차(4개)로 농협은행을 제치더니 올해 들어 격차(15개)를 더욱 벌리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은행권 구조조정 차원에서 적자점포 정리를 독려하는 상황이어서 국민은행으로선 ‘1위 굳히기’를 자랑스러워할 처지는 아니다.
농협은행은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점포 7개를 없애고 5개를 새로 만들어 지난해 말(1189개)보다 2개 줄었다고 29일 밝혔다.
반면 국민은행의 점포 수는 폐쇄보다 신설이 많아 전년(1193개) 대비 9개 늘어난 1202개다.
올 상반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은행들이 지난 8월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적자점포 정리계획과는 배치되는 모습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연말에 저효율 점포 통폐합이 이뤄지므로 연간으로 보면 전년보다 늘어나지는 않고 몇 개 줄어드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른 은행들도 전년 대비 18곳을 줄인 하나은행을 제외하고는 점포 축소 폭이 크지 않다. 신한은행은 6곳을 줄였고, 우리은행은 변동이 없으며 기업은행은 1곳을 늘렸다. 수익성이 극히 저조한 점포들을 정리하면서도 신도시나 개발예정지에 점포를 신설하기 때문에 전체 점포 수는 크게 줄지 않고 있다. 은행은 점포 1곳을 줄이면 연간 3억∼5억원의 비용을 절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이 점포를 늘렸다면 전반적인 기류가 아니라 국지적인 상황일 것”이라며 “적자점포 정리는 시간을 갖고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천지우 이경원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