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투자·고용 차질없이 이행 중” 산업부장관 당부에 화답
입력 2013-10-29 17:57 수정 2013-10-30 00:36
우리 경제가 긴 침체의 터널을 벗어날 수 있는 ‘변곡점’에 섰다. 반등이냐 침체냐의 기로에서 정부가 대기업에 투자·고용 활성화를 다시 요청했다. 기업도 화답했다. 당초 목표대로 투자·고용 계획을 이행 중이고 일부는 계획을 넘어서는 투자를 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과도한 기업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30대 그룹 기획총괄사장단 및 주요 경제단체(전국경제인연합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단과 투자·고용 간담회를 가졌다. 기획재정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유관부처 차관도 함께했다. 윤 장관은 “30대 그룹이 올해 계획한 155조원 투자, 14만명 고용 계획을 100% 이행할 수 있도록 남은 4분기에 적극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간담회에서 대부분의 기업은 투자를 차질 없이 집행하고 있고, 계획을 넘어서는 투자를 할 기업도 있다고 언급했다. 일부 기업의 투자가 미진한 이유는 4분기에 투자가 몰려서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기업이 고용 계획은 이미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은 지난 5월 밝힌 53조원에서 늘어난 최대 55조원을 투자할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문을 중심으로 연말까지 1조~2조원을 추가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전체 투자액을 당초 8조5000억원에서 8조9000억원으로 확대키로 했다. SK그룹은 올해 7700명 고용 목표를 2∼3%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배상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국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경제성장의 선순환을 이끄는 원동력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전했다.
대신 기업들은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달라고 요청했다. 투자 확대,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걷어내 달라고 했다. 기업들은 환경 분야 통합 허가제, 통상임금 산정 범위, 근로시간 단축,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 개편 등 다양한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한편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이날 취임 이후 처음 주재한 서울상의 회장단회의에서 “내년부터 본격적 회복세가 예상되는 중요한 변곡점에 있지만 최근 경영 환경은 쉽지 않다”며 “각종 기업 관련 법안들이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우려가 조금 된다”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