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 울어’ 펴낸 오인숙 교수 “울고 싶으면, 실컷 울며 살아요 주님 앞에 모든 것 내어놓고”
입력 2013-10-29 17:24 수정 2013-10-29 21:19
만년 ‘어린이들의 선생님’일 줄 알았는데 ‘치유 선생님’이 되어 돌아왔다. 장기 베스트셀러인 ‘너희 자녀를 위해 울라’의 저자 오인숙 기독교치유상담교육연구원 교수는 최근 새 책 ‘아프면, 울어’(규장·사진)를 출간하고 “주님 앞에 모든 것을 내어놓고 울고 싶을 때 실컷 울면서 살라”고 조언했다. 31년 교직 생활을 뒤로하고 상처입은 영혼의 치유자로 후반기 사역을 시작한 이유는 뭘까.
28일 전화 인터뷰에서 오 교수는 그동안 한번도 얘기하지 않았던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40여권의 책을 썼는데 ‘아프면, 울어’를 집필하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며 “감추고 싶었던 내 아픔과 대면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책을 보면 어머니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방황하거나 교직자로 있으면서 좌절했던 순간, 그러나 신앙으로 회복된 이야기들이 상세하게 나온다. “출근 첫날, 나를 환영했던 사람들은 학교에서 대여해 쓰던 버스의 기사들이었다. 그들은 그동안 버스 운행비가 동결되어 어려움이 많았는데 교장이 새로 왔으니 당장 운행비를 올려주지 않으면 아이들 등하교 운행을 거부하겠노라고 탁자를 치며 언성을 높였다. … 하나님은 그 학교에서 나를 낮추는 훈련을 시키셨다. 학교를 살리려고 동분서주하며 새로운 시도를 하려 들면 영락없이 사람들이 찾아와 협박조로 말했다. 학교 리모델링을 하려는 일에 관계된 사람들까지 찾아와서 어처구니없는 말로 괴롭혔다.”(94쪽) 선교사가 인천에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학교인 영화초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하며 겪은 이야기다.
-당시 공립학교 교장 자리를 마다하고 갔는데, 많이 힘드셨겠다.
“영화초등학교는 주님의 강권하심이었다. ‘쓰러진 기독교학교를 다시 세우라’는 하나님의 음성에 이사야서 58장 12절 말씀 한 구절을 붙잡고 갔다. 혹독하게 훈련 받으면서 사람들의 아프고 지친 심령을 돌아보게 됐다. 4년 만에 명문 사학으로 자리 잡았고 나는 2011년 9월 퇴임했다. 그러면서 31년 나의 교직생활도 마침표를 찍었다.”
-그럼 이 책은 퇴임 후부터 준비한 것인가.
“사실 ‘미래교육’에 대한 책을 쓰려고 준비 중이었다. 그런데 당시 마음과 몸이 무척 힘들었다. 그래서 지난 봄, 기도원을 찾았다. 그동안 개인적으로 상처 받았던 일을 내놓고 기도하는 중에 하나님께서 ‘내가 너를 안단다’라고 말씀하시며 어루만져주셨다. 한참을 울었다. 주위 사람들이 모두 떠날 때까지 울었다. 그때 문득 주님이 나를 통해 치유와 회복에 대한 글을 쓰기를 원하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리고 성경을 읽었는데, 너무나 아팠던 성경 속 인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삶에 지친 당신에게’ ‘죄성이 부끄러운 당신에게’ ‘낙심해 있는 당신에게’ ‘낮은 인내성을 가진 당신에게’ ‘거절감이 두려운 당신에게’…. 오 교수는 엘리야, 요셉, 야곱, 삭개오 등 16명의 성경인물을 통해 이처럼 현대인들이 안고 있는 고민, 아픔의 과정을 각 주제에 맞게 시와 산문으로 풀어냈다.
-책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 가운데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아는가. 집에서는 부모로, 자식으로 잘 사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직장에선 감정을 드러낼 틈조차 없다. 교회에서조차 믿음으로 이겨나가라고 한다. 눈물이 허용되지 않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 세상에 아픔이 없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며 울고 싶을 때 실컷 울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나 역시 울고 나니 후련하더라. 우리의 아픔을 알고 계시는 주님 앞에 자신을 내어 놓으면 된다.”
궁극적으로 오 교수가 책을 쓴 목적은 하나다.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서. 그 사랑을 통해 새 마음에 부어지는 주님의 은혜를 경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