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4위 첫 챔프 눈앞… “잠실서 끝내주마”

입력 2013-10-28 22:43 수정 2013-10-29 01:11

이제 우승까지 1승 남았다.

두산이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KS) 4차전에서 삼성에 2대 1로 승리, 시리즈 전적 3승1패를 기록하며 12년만의 우승을 눈앞에 뒀다. 2005년 이후 KS 잠실구장 경기에서 9연패를 당했던 두산은 이날 마침내 지긋지긋한 징크스를 깼다. 역대 30차례 한국시리즈 가운데 한 팀이 3승1패(무승부 포함)로 앞선 경우는 총 14차례였으며, 모두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확률 100%로 두산은 우승까지 9부 능선을 넘어선 셈이다.

오재원, 홍성흔, 이원석 최재훈 등 주전들이 넷이나 부상 때문에 빠졌지만 두산은 1회부터 삼성을 몰아붙였다. 1회말 정수빈의 기습번트 성공과 김현수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 2루 찬스에서 최준석은 삼성 선발 배영수로부터 좌측 담장을 때리는 적시 2루타를 뽑아냈다. 선취득점한 두산은 이어 양의지의 희생플라이 때 추가점을 뽑아내며 2-0으로 앞서갔다. 비록 두산은 바뀐 투수 차우찬의 호투에 막혀 병살타 3개를 때리는 등 더 이상 점수를 추가하지 못했지만 1회 얻은 2점을 잘 지켜냈다.

올 시즌 SK의 크리스 세든과 함께 공동 다승왕에 올랐던 배영수는 제구력 난조로 1⅓이닝 동안 2피안타 3볼넷 2실점을 기록하며 조기 강판되는 수모를 당했다. 정규리그에서 두산전 평균자책점 7.78일 정도로 유독 두산에 약한 모습을 보였던 배영수는 KS에서도 두산을 넘지 못했다.

반면 두산의 이재우는 첫 KS 선발 등판에서 5이닝 2피안타 8탈삼진 3사사구 무실점으로 자신의 역할을 완벽히 해냈다. 올 시즌 이재우는 정규리그 삼성전 3경기에서 5이닝동안 1점도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3경기 모두 선발이 아닌 불펜 등판이었다. 이날 처음 선발로 나선 이재우는 2회와 3회에 주자를 득점권에 내보내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후속 타자를 삼진이나 땅볼로 잡아내며 삼성 타선을 잠재웠다. 이재우가 기록한 8탈삼진은 역대 개인 최다 타이다. 당초 이재우는 배영수에 비해 무게감이 많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KS에 21번째 출전한 베테랑 배영수를 압도하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재우의 뒤를 이어 6회 등판한 핸킨스도 2⅔이닝 동안 1피안타 4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두산의 리드를 지켰다. 핸킨스는 정규리그 때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불펜으로 나서 5경기 무실점 행진을 벌이고 있다.

경기 내내 빈공에 시달리던 삼성은 9회초 선두타자 최형우의 2루타와 박석민의 볼넷, 1사 이후 박한이의 고의4구로 만들어진 1사 만루에서 정현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따라갔지만 거기까지였다.

삼성과 두산의 KS 5차전은 29일 오후 6시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