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서울을 촉촉하게… 빗물 투수율 높인다

입력 2013-10-28 22:10


빽빽한 콘크리트 건물과 아스팔트 도로로 물 빠짐이 어려운 서울에서 빗물 표면유출을 줄이는 방안이 추진된다. 빗물 표면유출은 홍수와 도심 열섬현상 등을 유발하는 주범이다.

시는 기반시설의 투수율(透水率)을 높여 물 순환 왜곡문제를 해결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건강한 물 순환도시 조성 종합계획’을 28일 발표했다. 시에 따르면 도시화 이전인 1962년 서울의 빗물 불투수율은 7.8%였지만 2010년에는 47.7%로 치솟았다. 빗물의 절반가량이 제대로 빠지지 않는 셈이다. 또한 도시화 이후 빗물 증발 및 침투는 줄어든 반면 표면유출은 51.9%로 62년(10.6%)보다 급증했다.

이에 따라 시는 2050년까지 연 평균 강우량의 40%인 연간 620㎜(약 3억5000만t)를 저류 및 침투를 통해 관리, 표면유출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시는 우선 콘크리트 위주의 기반시설을 녹색 인프라로 개선키로 했다. 도로 등에 띠녹지를 만들고 빗물이 잘 유입되도록 자연스러운 지형을 조성할 계획이다. 보도와 주차장에는 투수포장을 확충하고 공공건물에 물 순환시설 도입을 확대키로 했다. 2015년부터는 보도 등의 투수능력 확보를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빗물관리에 관한 조례’ 전부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재개발·재건축 등 각종 개발사업 시 사용승인 및 인·허가권자가 반드시 물 순환 주관부서와 사전 협의토록 의무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가정의 소형 빗물 이용시설 설치비 지원을 늘리고, 빗물 활용 방안 등을 상담해주는 ‘빗물 이용 주치의’ 프로그램을 적극 운영키로 했다. 시는 현재 4만㎡에 약 170가구가 살고 있는 도봉구 도봉동 280번지 일대를 ‘빗물마을’ 시범지역으로 지정해 투수블록, 빗물 화단, 빗물 이용시설 등을 설치하고 있다.

시는 2050년 목표가 달성될 경우 빗물의 표면유출이 지금보다 21.9% 줄고, 지하 기저유출은 2.2배 증가해 최대 홍수량이 8%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병하 행정2부시장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민들과 함께 노력하면 서울의 물 환경이 건강해져 쾌적한 삶을 누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