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화학상 워셸 교수 방한 “과학자 꿈꾼다면 신념 갖고 밀고 나가라”
입력 2013-10-28 22:51
“청소년들이 과학을 공부하려면 우선 과학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합니다. 주변에서 자신이 하는 일을 틀렸다고 하더라도 신념을 갖고 밀고 나가는 근성이 있어야 합니다.”
올해 노벨화학상 공동수상자인 아리에 워셸(73)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가 28일 서울 고려대 백주년기념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과학자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한 말이다. 워셸 교수는 고려대가 주최한 미래과학콘서트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워셸 교수는 생체 기능의 복잡한 화학반응 과정을 컴퓨터 시뮬레이션(모의실험)으로 분석하는 ‘다중척도 모델링’ 연구법을 개발해 마틴 카플러스(83) 하버드대 교수, 마이클 레빗(66) 스탠퍼드대 교수와 함께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워셸 교수는 “노벨상을 받게 됐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다”며 “과학계 최고의 상일 뿐더러 다년간의 업적이 인정받는 순간이어서 더욱 그랬다”고 말했다. 그는 “내 연구법을 통해 화학 반응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또 이런 화학 작용을 어떻게 제어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많은 분야의 신약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연구법 때문에 시련도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워셸 교수는 “기존 방법과 다른 방법을 택했다는 이유로 모든 사람이 우리의 연구를 틀렸다고 했고 경쟁자들의 방해도 많았다”면서 “그러나 어느 분야에서든 새로운 시도를 하거나 다른 방향으로 갈 때 이 같은 어려움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1940년 이스라엘 키부츠(집단농장)에서 태어난 그는 “어렸을 땐 과학자가 되겠다는 생각도 없었고 노벨상이 뭔지도 몰랐다”며 “하지만 내 분야에서는 1등을 하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하는 일을 즐기다 보니 과학이 흥미로운 분야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이날부터 이틀 동안 워셸 교수 등 노벨상 수상자들을 초청해 ‘12인의 사이언스 히어로와 함께하는 미래과학콘서트’를 연다. 워셸 교수는 29일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복잡 기관계와 프로세스의 다중척도 모델링’을 주제로 강연할 계획이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