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탄소 기업 유치 싸고 전북도-전주시 갈등
입력 2013-10-28 19:29
세계적인 탄소소재 기업인 일본 도레이사의 전북 유치를 놓고 전북도와 전주시가 미묘한 갈등을 보이고 있다. 전북도가 새만금 투자의 신호탄을 올렸다고 팡파르를 울리고 있는 반면, 전주시는 시가 역점 추진하고 있는 탄소산업 육성에 차질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전주시의회가 전북도를 향해 쓴소리를 하면서 시작됐다. 전주시의회는 최근 도레이사 유치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시의회는 “㈜효성 유치를 계기로 탄소산업 첫발을 내디뎠는데 전북도는 최대 경쟁기업인 일본 도레이사를 새만금에 유치했다”며 “전북도가 지역의 희망이자 대한민국의 신성장산업의 핵심인 탄소산업을 포기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시의회는 이어 “㈜효성을 전주에 유치했다고 홍보하던 전북도가 일본 기업과 손을 잡고 있었다는 것은 전북도민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고 강조했다.
겉으로는 시의회가 유감을 나타냈지만 전주시의 속내를 대변해 준 것으로 풀이된다. 전주시는 이번 일을 떨떠름하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도레이사가 향후 탄소소재까지 생산한다면 기껏 조성된 탄소산업 기반이 크게 휘청거릴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시는 송하진 시장 등 탄소산업 관계자 23명이 지난 26일부터 인도를 방문하고 있는 등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전북도는 28일 전주시와 의회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도는 “도레이사는 탄소소재가 아닌 PPS(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생산할 예정이므로 전주 탄소산업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도레이사 유치를 계기로 새만금 투자에 대한 물꼬를 텄으며, 나아가 전북의 미래성장동력산업인 부품소재산업 발전을 앞당기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두 기관의 공식 발표는 없지만 서로의 시각 차이가 커서 차가운 신경전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도레이사는 지난 7일 새만금 지역에 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도레이첨단소재는 21만여㎡ 부지에 2018년까지 공장을 세우기로 하고 올해 말 착공키로 했다. 전북도는 1700여명의 고용창출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발표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