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핵잠수함 부대 첫 공개… 일본 겨냥한 무력시위

입력 2013-10-28 18:38 수정 2013-10-28 22:54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일 양국 간 갈등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중국 해경국 선박 4척은 28일 또 센카쿠 주변 해역에 진입했다. 지난 1일 이후 27일 만이다. 중국군 항공기 4대가 25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오키나와 근처를 왕복 비행한 데 이은 것이다.

이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향해 ‘안하무인’이라는 표현을 동원해가며 비난했다.

앞서 중국 해군은 북해함대 칭다오(靑島)항 기지의 핵잠수함 부대를 42년 만에 공개했다. 1970년 12월 중국 최초의 핵잠수함이 진수된 뒤 처음이다. 중국이 일본을 향해 동시다발로 강한 경고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셈이다.

중국 국영 CCTV는 27일 저녁 종합뉴스 프로그램인 신원롄보(新聞聯播) 시간에 머리기사로 중국 북해함대 소속 핵잠수함 부대를 소개했다. CCTV는 앞으로 이 부대의 활약상을 시리즈로 보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 등은 28일 1면 톱기사로 관련 내용을 전하면서 핵잠수함 부대를 ‘중국 해군의 킬러 부대’라고 했다.

신화통신은 관련 보도에서 “해상 국지전은 긴박한 시대적 과제가 됐다”고 밝혔다. 이는 센카쿠를 둘러싼 국지전에도 대비하고 있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주목된다.

신화통신은 또 “핵잠수함은 대국이라는 지위의 상징”이라고 표현하면서 핵잠수함에서 벌어지는 각종 훈련 상황과 중국 핵잠수함 부대의 연혁 등을 사진과 함께 자세히 소개했다.

중국이 핵잠수함 개발에 착수한 것은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을 비롯한 혁명 원로들이 1959년 10월 “1만년 걸려서라도 핵잠수함을 개발하라”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그 뒤 11년 만인 1970년 12월 중국이 자체 개발한 핵잠수함 1호가 진수되기에 이르렀다. 중국은 1호 핵잠수함을 ‘양탄일성(兩彈一星)’ 이후 또 하나의 ‘국가적 보물’이라고 부른다. 양탄일성은 원자폭탄과 수소폭탄 및 인공위성을 말한다.

마침내 1974년 8월에는 이 핵잠수함이 전력화 과정을 거쳐 실전에 배치됐다. 중국 해군은 당시 핵잠수함 운용 초기 온갖 어려움을 극복했던 장병 36명을 ‘36그루 푸른 소나무’라고 칭송하고 있다.

해방군보는 중국 핵잠수함 부대가 가진 각종 기록을 자랑했다. 잠수한 상태에서 한 번에 90일 동안 항해함으로써 핵잠수함 역사상 최장 기록을 세웠고 지난 40여년 동안 핵관련 사고가 한 건도 없었다는 것이다.

1988년 9월에는 바다 밑에서 핵잠수함 탑재 미사일을 발사해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에 이어 5번째로 이 분야 기록을 갖게 됐다.

중국 해군의 핵잠수함은 종전까지는 북해함대에만 배속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에는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남해함대의 하이난성 싼야(三亞)기지에서도 관측되고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