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난치병 환자 에베레스트서 뛰어내린 까닭은…
입력 2013-10-28 18:38
희귀 난치병인 다발성 경화증을 앓고 있는 프랑스 남성이 장애인 최초로 에베레스트산 상공에서 스카이다이빙에 성공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프랑스 북부 롱위 출신의 마르크 코프(55·사진)는 27일(현지시간) 헬기를 타고 에베레스트 상공 약 1만m까지 올라간 뒤 스카이다이빙 전문가와 함께 헬기에서 뛰어내려 지상에 안착했다. 그는 네팔 카트만두의 한 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뒤 “미친 짓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나의 도전이 나와 같은 병을 앓는 사람들에게 삶의 희망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퇴행성 질병인 다발성 경화증은 사람의 뇌와 척수 기능을 손상시키거나 근육을 약화시켜 심한 경우 말하거나 걸을 수 없게 된다. 코프는 2001년 다발성 경화증 진단을 받은 뒤 현재 휠체어 생활을 하고 있다. 프랑스 한 지방정부의 공무원이었던 코프는 다른 다발성 경화증 환자를 위한 자원봉사활동에도 꾸준히 참여해 왔다.
이번 도전이 성사된 것은 유명 스카이다이버 마리오 제르바시와의 인연 때문이다. 코프는 지난 7월 한 스카이다이빙 대회에서 제르바시를 만났다. 당초 제르바시는 프랑스 축구 영웅 지네딘 지단과 함께 에베레스트에서 스카이다이빙에 나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단이 일정 때문에 참가할 수 없게 되자 코프가 대신 함께 도전을 하게 된 것이다. 다발성 경화증 환자로선 쉽지 않은 준비기간이었다. 그는 “준비 과정은 정말 힘들었다”며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됐고 준비하는 마지막 며칠까지도 내 꿈을 실현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