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통 큰 성장… 8월말까지 203만명 가입
입력 2013-10-28 18:13 수정 2013-10-28 22:38
기존 이동통신사의 망을 빌려 싼 가격에 통신 상품을 판매하는 알뜰폰(MVNO)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기존에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단말기 수급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고 유통망이 늘어나면서 본격적으로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28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국내 알뜰폰 가입자는 203만6503명이다. 올해 1월 135만6534명에 비해 50.1% 증가했다. 통신시장이 속도가 빠른 롱텀에볼루션(LTE)으로 급속히 바뀌면서 요금 부담을 느끼는 이용자들이 저렴한 알뜰폰으로 서서히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17일부터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가 알뜰폰 사업에 뛰어들면서 이동통신 시장에 지각변동이 생길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하루에 5000명가량이 알뜰폰 구매 문의를 해온다”고 밝혔다. “현재 사용하는 요금제보다 더 싼 게 있느냐”는 문의가 가장 많았다고 한다. 알뜰폰 구입자의 60%가량은 요금이 1만9000원인 ‘유심(USIM) 19요금제’를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저렴한 이 요금제는 기존 단말기를 그대로 쓰면서 유심카드만 교체해 갈아탈 수 있다.
5000건의 문의 중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숫자는 10% 미만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의가 많다는 것은 알뜰폰에 대한 관심이 높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다수의 휴대전화 이용자들이 2년 약정으로 묶여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약정 종료 시점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접근성이 좋고 단말기 라인업이 다양한 게 이마트 알뜰폰의 장점이다. 기존 알뜰폰이 피처폰이나 구형 스마트폰이 대부분이었던 반면 이마트 알뜰폰은 갤럭시노트3, G2, 베가 LTE-A 등 최신 스마트폰부터 피처폰까지 다양한 제품을 갖추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알뜰폰을 사고 싶어도 어디서 사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고객들이 많았는데 이마트는 접근성이 좋아 알뜰폰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올 연말까지 5만명, 3년 내 100만명까지 가입자를 늘린다는 목표다.
지난달 27일부터 6개 중소 알뜰폰 업체의 제품을 판매 중인 우체국은 한 달도 안 돼 가입자가 1만명을 넘었다. 하루 600명가량이 알뜰폰을 구입했다. 구입 고객 중 40대 이상이 76.2%이고 단말기는 피처폰 비중이 60.9%였다. 월 기본료가 1500원인 ‘프리티 우정후불 요금제’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알뜰폰이 이통3사와 경쟁하기에는 아직 무리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저렴한 요금제는 장점이지만 단말기 수급에서 이통사들을 따라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고객들은 저렴한 요금제보다 최신 기기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다”면서 “최신 스마트폰이 나오고 이통사들이 보조금을 쓰면 우리가 당해낼 재간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