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3·4호기 수명, 60년 아닌 40년?
입력 2013-10-28 18:04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3호기와 4호기의 수명이 지금까지 홍보된 60년이 아닌 40년으로 설계됐다는 의혹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정의당 김제남 의원은 28일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기술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신고리 3·4호기 부품 가운데 원자로, 증기발생기, 원자로냉각재펌프, 원자재생열교환기 등 일부 기기만 60년 수명으로 설계됐고 나머지는 모두 설계수명이 40년이었다”고 주장했다. 설계 수명이 40년인 부품 가운데는 포스트텐셔닝시스템, 격납건물철판 등 일단 원전을 가동하면 사실상 교체가 불가능한 것들도 포함돼 있다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포스트텐셔닝은 폭격 등 외부의 어떤 충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강화 철근을 격자무늬로 촘촘하게 설치하는 원전 건축 방식이다.
설계수명 축소가 사실이라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출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UAE에 짓고 있는 원전은 신고리 3·4호기와 같은 한국형 ‘APR-1400’ 기종이다. 수출 계약도 설계수명 60년으로 체결돼 그때까지 우리나라가 품질을 보증해야 한다.
현재 부산 기장군에서 지어지고 있는 신고리원전 3·4호기는 우리 기술이 적용된 이른바 ‘한국형 원전’이다. 정부는 설비용량이 기존 100만㎾에서 140만㎾으로 늘었고 설계 수명도 40년에서 60년으로 연장됐다고 홍보해 왔다. 아랍에미리트연합에 원전을 수출할 때도 이 점을 강조했다.
한수원은 이와 관련해 “터빈설비 및 보조기기가 40년으로 설계됐지만 교체가 가능하다”면서 “포스트텐셔닝시스템과 격납건물철판은 원자로 건물에 설치되는 안전등급 기자재로 수명 60년으로 설계된 게 맞다”고 해명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