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대통령이 北에 간 까닭은…
입력 2013-10-28 17:31 수정 2013-10-28 22:16
차히야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이 28일 북한을 방문했다. 엘벡도르지 대통령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처음으로 방북하는 외국 정상이다.
몽골 대통령은 방문 첫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두 사람은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열린 회담에서 양국 친선관계 발전 방안과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엘벡도르지 대통령 방북 일정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회동 여부다. 김영남 위원장은 북한 헌법상 국가수반이지만, 최고지도자인 김 제1위원장과의 만남이 이뤄진다면 무게감이 다를 수밖에 없다. 두 사람이 만날 경우 이는 김 제1위원장의 정상외교 데뷔 무대도 된다. 북한으로서도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엘벡도르지 대통령이 평양을 찾은 첫 외국 최고지도자라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가 크다.
몽골 대통령의 방북은 2004년 12월 이후 9년 만이다. 2004년에는 나차긴 바가반디 당시 몽골 대통령이 평양에서 김영남 위원장과 박봉주 내각총리를 만났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지는 않았다.
북한과 몽골은 과거 사회주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통적 우호관계를 유지해 왔고 이번 정상외교로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한이 국제적 물류기지로 발전시키려는 나진항을 중심으로 북·몽골 간 경제협력이 주목된다. 몽골은 중국, 러시아의 내륙을 통하지 않고 바다로 석탄 등 지하자원을 수출하고 필요한 물자를 들여오려고 나진항 진출을 꾸준히 모색해 왔다. 북한 역시 그동안 나진·선봉경제특구에서 협력할 나라로 러시아, 중국과 함께 몽골을 거론하며 몽골의 나진항 진출에 긍정적 태도를 보여 왔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