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지자체가 뛴다-③ 이용우 부여군수] 백제관, 전통 한옥서 여행 피로 싹∼
입력 2013-10-28 17:20
낮 동안 백제의 천년고도 부여의 이곳저곳을 둘러봤다면 잠자리는 전통한옥에서의 하룻밤을 추천한다. 아파트 생활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할아버지 할머니 댁에 방문한 듯 편안하고 고적한 느낌을 주고 싶다면 이곳 ‘백제관’이 제격이다.
백제관은 부여 시가지에서 5분 정도 거리에 자리하고 있다. 여흥 민씨 가문이 소유한 것을 부여군에서 매입, 보수를 거쳐 관광객들에게 개방했다.
대문을 들어서면 널찍한 마당에서 제기차기, 투호, 구슬치기, 널뛰기 등을 즐길 수 있다. 돌계단 몇 개를 밟고 올라서면 안채와 사랑채가 나온다. 안으로 들어서면 세월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의 고목이 안채를 고즈넉이 내려다보고 있다. 댓돌 위에는 고무신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삐걱거리는 대문과 창호문을 여닫는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마냥 정겹게만 느껴진다.
현대식으로 개량해 숙박에는 큰 불편이 없지만 화장실과 샤워실이 외부에 있어 어둠이 무서운 아이들에게는 불편함이 있을 것 같다. 방안에는 윷놀이, 장기판 등 전통놀이가 준비돼 있다. 한 편에 놓인 방명록엔 이곳을 다녀간 이들의 사연과 함께 소중한 가족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작은 공간이지만 가족이 서로 눈을 맞춰가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동안의 조급함도 사라질 듯하다. 밤이 일찍 시작되는 이곳에는 TV가 없다. 무료할 수 있지만 풀벌레 소리와 바람 소리, 창호 넘어 비치는 달빛으로 그 허전함을 충분히 채울 수 있다.
안채와 사랑채에 각각 2개의 객실이 있다. 요금은 5만∼10만원선, 전관을 대여할 수도 있다. 사전 예약을 하면 마을주민들이 준비한 소박한 농촌의 밥상으로 든든히 배를 채우고 다음 여정을 시작할 수 있다.
글 김진환, 사진 박효상 쿠키뉴스 기자 goldenbat@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