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다고요? 바닥 냉기 막고”… 캠퍼 김익성씨가 말하는 ‘가을 캠핑’의 조건

입력 2013-10-28 17:10


가을, 울긋불긋 단풍의 향연이 펼쳐지고 흩어져 내리는 낙엽이 가슴을 적십니다. 맑고 차가운 계곡물은 삶의 여유를 일깨워줍니다. 더 높은 하늘이 우리를 자연으로 이끌어냅니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가 움직임을 편하게 해주니 이 계절이 즐겁습니다. 땀을 쏟는 계절이 아니니 하루 이틀 샤워를 미루고 한적한 장소를 찾아보세요.

그런데 가을은 캠핑하기 추울까요? 여름에 캠핑을 시작한 사람들은 추위를 걱정합니다. ‘언제까지 여름에 사용하던 중소형텐트로 다닐 수 있나?’, ‘어린 아이가 있는데 전기 사용이 안 되는 곳은 힘들까?’, ‘언제부터 난로가 필요할까?’ 등 궁금증이 쏟아집니다. 어린 아이들이 감기에 걸릴까 걱정인가요? 아이들이 감기에 자주 걸리는 것은 추운 곳에서 오래 뛰어 놀아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감기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이지 사실 어른보다 추위에 강합니다. 사람마다 추위를 느끼는 차이가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성인 여성을 기준으로 삼고 여름캠핑장비에 침낭이나 옷가지를 보강하는 것만으로 10월말까지 캠핑을 즐기기에 별 무리가 없습니다. 물론 난로, 전기요, 성능 뛰어난 동계용 침낭을 갖춘다면 상황에 따라 더 유용합니다.

먼저 텐트 바닥을 보강하세요. 아무리 좋은 침낭을 사용하더라도 땅에서 전해지는 냉기를 차단하지 못하면 견디기 어렵습니다. 두터운 텐트매트 혹은 발포매트를 2겹으로 깔거나 은박돗자리를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습니다.

여름용 얇은 침낭 밖에 없다면 침낭 안에 침낭을 겹쳐 사용하거나 침낭 안에 담요를 추가하세요. 침낭 발치에 핫팩이나 뜨거운 물을 담아 사용하는 탕파를 넣어두면 상당히 따뜻하며 밤새 효과가 지속됩니다. 단 발열에 따른 화상 우려가 있으니 수건이나 천 주머니로 잘 감싸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발치 아래 두세요.

그래도 추위가 걱정된다면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은 산악지역을 피하고 일조량이 풍부한 곳을 찾아야겠죠. 철 지난 서해바닷가를 찾아 갯벌에서 조개 잡고 아름다운 낙조를 보는 것도 멋진 경험입니다. 여름에는 너무 덥고 겨울에는 너무 추워 즐기지 못한 ‘캠핑의 꽃’ 모닥불 즐기기에도 좋죠. 가을바람과 마른 잎으로 화재 우려가 있으니 정식 캠핑장 내에서 안전하게 즐겨야 합니다. 쌀쌀한 새벽에 눈을 떠 즐기는 따뜻한 한 잔의 커피가 행복을 안겨주는 멋진 계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