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나들 (10·끝) 2014년 새 소명은 “기독 뮤지션을 국민가수로”

입력 2013-10-28 19:12


골목상권 회복을 위한 ‘골목 콘서트’를 하면서 나도 대형마트나 체인점이 아닌 골목에 위치한 가게를 더 이용하게 됐다. 의무감 같은 게 생겼다. 이들 가게를 들락거리며 자영업자의 고충을 알게 됐다. 특히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로 얼마나 큰 고통을 받고 있는지 체감할 수 있었다. 위로와 응원이 이들에게 정말 필요했다.

골목 콘서트를 하면서 또 하나의 ‘골목상권’을 알게 됐다. ‘골목 뮤지션’이다. 오디션 열풍으로 너도나도 뮤지션이 되려 했다. 2013학년도 실용음악과 평균 경쟁률은 444대 1이다. 하지만 막상 졸업하면 무대가 없다. 젊은 뮤지션들이 음악을 포기하거나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살아간다. 골목 콘서트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골목 콘서트는 무대를 만든다. 골목 콘서트가 열리는 가게가 곧 무대가 된다. 골목 콘서트가 활성화되면 동네가게 상인은 홍보가 돼 좋고, 젊은 뮤지션은 무대가 생겨 좋다. 자영업자와 뮤지션이 상생하는 것이다.

‘이렇게 좋은 방법이 또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더 열심히 뛰었고, 젊은 뮤지션들에게 실제로 무대를 제공했다. 내가 여는 골목 콘서트에 젊은 뮤지션을 게스트로 출연시켰다. 출연한 게스트에게 공연료도 줬다. 자영업자와 후배 뮤지션들을 위해 더 많은 골목 콘서트 무대를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여력이 없어 한 달에 겨우 두 번 열었다.

골목 콘서트는 무료로 열린다. 골목 콘서트가 가게 홍보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가게 주인이 부담하는 돈은 없다. 티켓값도 없다. 다만 손님 중에 기부할 수 있다. 콘서트는 손님들의 자율 기부로 운영된다.

이 기부금으로 가난한 인디뮤지션들에게 공연료를 지불하고 다음 공연을 준비한다. 사실 한 달에 2회 하는 것도 벅찰 때가 많다. 누군가의 도움이 기다려지곤 한다. ‘내가 만약 ‘싸이’나 ‘소녀시대’ 같은 슈퍼스타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어느 가게든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겠지. 손님들의 기부도 넘쳐나고, 도와주는 손길도 많아지겠지. 그러면 더 많은 가게 사장과 후배 뮤지션을 응원할 수 있겠지….’ 내가 정말 가수로서 잘돼야 하는 이유다.

너무 감사한 것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알고 ‘골목천사’를 자처하는 젊은 기부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생겼다는 것이다. 아마 이들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올해엔 공연만 하고 앨범을 만들 계획은 애초에 없었다. 만들어봐야 들어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앞서 말한 것처럼 나는 이미 관심 받지 못한 앨범 석 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상황이 조금 바뀌었다. 일단 골목 콘서트를 통해 내가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내 노래에 반응하고 내 음악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이런 관심이 더 커지도록 무엇인가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2집을 최근에 만들었다. 곧 정식 발매할 예정이다. 여기 수록된 곡들은 2012년 겨울에 만들었다. 그동안 기회만 바라보던 곡들이다.

2014년 새로운 목표를 정했다. 내년을 ‘국민가수의 해’로 선포하고 전 국민이 내 얼굴을 알아보게 할 생각이다. 이를 기반으로 크리스천 엔터테인먼트 사업도 본격적으로 벌여볼 계획이다.

모든 결과는 하나님께 맡긴다. 이제까지 함께하셨던 하나님께서 앞으로도 함께하실 것이다. 특별히 많은 영혼의 구원을 위해 주님께서 나를 어떻게 쓰실지 정말 기대된다. 가장 먼저 사람들이 아닌 주님께 인정받고 사랑받는 ‘슈퍼스타’가 되리라.

정리=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