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원주의시대 복음, 어떻게 전하시겠습니까… 기독교 변증 콘퍼런스

입력 2013-10-28 10:23 수정 2013-10-28 13:35


동영상을 클릭하자 알라딘 램프가 등장했다. 램프가 빙그르르 회전하자 검은 모자를 쓴 흰색 유니폼 차림의 젊은 여성 한 명이 앉아있었다. 노래가 시작되자 똑같은 차림의 8명의 여성들이 아찔한 핫팬츠 차림으로 등장했다. 뮤직비디오 ‘소원을 말해봐’ 첫 장면이다.

마이크를 잡은 신국원 총신대 교수는 “이 노래의 원전은 아라비안나이트이며 배경은 미국의 나이트클럽입니다. 유럽인이 작곡하고 한국인이 편곡했습니다. 안무는 한국계 일본인이 맡았고 노래는 한국의 소녀시대가 불렀습니다. 우리가 사는 다원주의 세상입니다.”

350여명의 목회자와 성도들은 동영상 장면에 시선을 고정한 채 신 교수의 말에 집중했다. “다원주의 세계에서 어떻게 복음을 전하시겠습니까. 무지와 무시, 무례를 고집하지 않았나요? 이제는 알아야 하고 존중해야 하며 예의를 갖춰야 합니다.”

척박한 한국교회의 변증(辨證) 환경 속에 기독교 진리를 설명하는 방법과 태도를 구체적으로 다룬 모임이 개최됐다. 26일 서울 방화동 큰나무교회(박명룡 목사·사진)에서 열린 제2회 기독교변증콘퍼런스다. 큰나무교회와 변증전도연구소(안환균 소장)가 주최한 콘퍼런스에서는 다원주의, 다종교 세상의 실상이 소개됐고 이에 따른 변증과 전도 방법을 모색했다. 강사들은 겸손과 온유로 전할 것, 삶과 행동으로 복음을 증명할 것을 도전했다. 콘퍼런스에서는 영화를 비롯한 비기독교 세계가 보여주는 교회에 대한 인식을 가감 없이 보여주기도 했다.

황윤관 미국 작은자교회 목사는 한국인의 사상과 세계관을 형성해온 불교와 유교를 분석하고 크리스천 스스로 객관적 입장에서 기독교를 보는 시각을 갖출 것을 제안했다. 황 목사는 열심 있는 불교도의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불교와 유교에 대한 이해 없이 무조건 전도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안환균 소장은 ‘복음을 듣지 못한 시대 사람들의 구원’ 문제를 설명했다. 그는 제한적 구원론을 비롯해 섭리적 구원론, 사후 전도론, 포괄적 구원론 등 복음주의 신학자들의 견해를 소개하고 “성경 전체를 통해 볼 때 하나님에 대한 지식은 당시 세계에서도 편만했다”며 “예수 그리스도는 한 종교의 창시자가 아니라 시대를 초월한 만민의 유일한 구주”라고 말했다.

박명룡 목사는 ‘왜 기독교 신관이 탁월한가’를 소개하면서 일반 철학에서 거론되는 신 존재의 조건에 기독교의 하나님이 가장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박 목사는 “예수만이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믿는다면 더욱 겸손해야 한다”며 “온유한 태도로 그리스도의 탁월성을 전하자”고 말했다.

강의 이후 진행된 질의에서도 진지한 질문이 이어졌다. 교회를 다니지 않는다고 밝힌 한 청년은 “하나의 기독교가 너무 많은 분파로 분열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강사들은 “핵심 교리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사도신경은 모든 교파가 인정한다” 등으로 답변했다.

글·사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