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저녁, 우렁찬 찬양소리가 용산 전쟁기념관의 야외무대를 가득 채웠다. ‘극동방송 사옥 신축 축하 음악회-하나님의 축복’에 전국 11개 극동방송 어린이합창단이 출연, 5000여명의 관중에게 멋진 찬양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이번 음악회에는 어린이합창단 외에도 전국 연합 여성 합창단, 세계적인 남성 중창단 콜로라도 퀄텟, 테너 에드 라이먼 등이 출연해 야외무대를 수놓았다. 축하 음악회에 앞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는 강창희 국회의장,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 등 정·재계 인사 및 청취자 1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극동방송 사옥 신축 축하 리셉션’이 열렸다.
또 26일에는 서울 상수동 신사옥에서 ‘극동방송 사옥 신축 헌당 감사 예배’가 이명박 전 대통령과 조용기 오정현 고명진 목사 등 정·재계 인사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히 개최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1956년, 첫 복음방송 씨앗을 뿌린 극동방송이 57년 만에 놀라운 발전을 거듭한 것에 감사와 축하의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극동방송의 시작은 미약했을지라도 전국에 복음방송을 세웠고 이제는 세계화가 되었다”며 “하나님의 기쁨이 되는 극동방송이 되도록 함께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전쟁 직후, 미국 팀(TEAM) 선교회 소속 톰 왓슨 선교사는 인천 학익동에 극동방송 최초의 사옥을 세워 다양한 편성과 현장 생중계 등으로 많은 성도들의 사랑을 받았다. 1967년 5월, 서울 상수동으로 이전해 서울 시대를 시작했고 1986년 9월, 극동방송 창사 30주년을 기념해 방송사 본관을 준공했다. 따라서 이번 신사옥 건축은 1986년 이후 27년이 흐른 뒤 이뤄진 건축으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1977년 1월 1일, 6명의 선교사에 이어 최초의 한국인 국장으로 추대된 김장환 목사는 북방선교의 기치를 내걸고 방송국 운영에 온 몸을 던졌다. 운영이 어렵던 상황에서 “주님이 주신 사명! 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로 뛰어든 김 목사 덕분에 방송국은 날이 갈수록 발전할 수 있었다.
상수동 전 사옥은 1986년 전 신동아그룹 최순영 회장과 고 김인득 벽산그룹 회장의 도움으로 건립돼 2012년 5월까지 사용했다. 그러나 이번 극동방송 신사옥은 어린 아이의 손때 묻은 저금통에서부터 생을 마감하면서 헌금한 유산까지 성도들의 큰 사랑으로 세워진 것이 특별하다.
2012년 4월부터 진행된 극동방송 신사옥 건축 여정은 18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이루어진 하나님의 축복으로 평가되고 있다. 건물의 모양은 하나님의 말씀이 전파를 통해 울려 퍼지는 스피커의 모습을 형상화 해 지하 4층, 지상 7층, 연면적 1만9835m²(6000평)로 건립됐다. 지하 1층에는 장애인과 함께 일하는 ‘조’s table’ 카페가 있고 1층에는 방송선교역사관 M스튜디오가 들어선다. 12월 말에 개관하며 극동방송의 역사와 비전을 소개하는 자리로 꾸며진다. 3층에는 예배실과 기도실이 마련됐다. 매일 아침 전 직원이 한 자리에 모여 ‘직원 경건회’를 드리는 공간이다. 채플실 옆 기도실에서는 단체 및 개인이 언제든지 기도할 수 있다.
아울러 2개의 영상스튜디오와 500석 규모의 극동아트홀은 풍성한 기독 문화 콘텐츠를 보급하게 된다. 제1스튜디오는 다목적 스튜디오로 강연, 대담, 미니콘서트 등 대중과 함께하는 자리로 마련된다. 제2스튜디오는 촬영 무대 세트를 최소화하되 컴퓨터 그래픽 이미지를 다양하게 합성, 연출 가능한 시스템으로 구성됐다. 영상시대를 선도할 극동방송TV는 2014년 개국을 앞두고 있다. 특별히 극동아트홀 500석 전 좌석은 기독 문화를 사랑하는 성도들의 기부로 채워졌다. 28일 저녁 7시30분에 피아니스트 실비아 홍과 마이클 렉터를 초청한 ‘극동아트홀 개관 음악회’를 연다.
극동방송은 이번 극동방송 신사옥 건축을 통해 북방선교를 앞세운 통일 시대를 준비한다. 더욱 전문화된 북방 선교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교회와 극동방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통일시대의 비전을 공유할 예정이다.
민산웅 사장은 “오직 복음, 오직 믿음, 오직 예수란 슬로건으로 반세기동안 복음만을 전해온 극동방송이 통일이 되면 북한에 제일 먼저 들어가서 직접 복음을 전하게 될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극동방송 신사옥이 통일 시대를 준비하는 선교와 은혜의 공간으로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사랑을 받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헌당 예배에 참석하고 시설을 둘러본 이정일 집사(43·충남 예산)는 ‘극동방송 신사옥 헌당을 함께 축하하기 위해 멀리서 참석했다’며 ‘북한에서도 극동방송을 들을 수 있다고 하는데 새 사옥이 통일 시대에 복음의 전진기지 역할을 충분히 감당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경화 홍보국장은 “극동방송은 신사옥 개관을 계기로 북방 선교 프로그램의 다양화와 전문화를 준비하고 있다”며 “복음방송 뿐 아니라 다음 세대를 양육하는 기독문화의 산실로서도 확고히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오직 복음’ 극동방송, 상수동 신사옥 시대 열었다
입력 2013-10-27 18:51 수정 2013-10-27 2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