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폴 상원의원 “옐런 인준 보류”
입력 2013-10-27 18:35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미국 공화당의 랜드 폴(켄터키·사진) 상원의원이 재닛 옐런(67)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지명자의 인준을 보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폴 의원은 미 의회가 ‘연준 투명성 강화 관련 법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하지 않을 경우 옐런 지명자의 인준 절차를 거부할 것이라고 CNBC방송 등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의회에서는 상원의원이 한 명이라도 보류를 요청하면 고위 공직자에 대한 인준 절차가 사실상 중단된다.
‘연준 투명성 강화 관련 법안’은 연준의 주요 통화·금융 정책에 대한 회계감사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지난해 하원을 통과했지만 현재 상원에 계류된 상태다. 민주당과 벤 버냉키 현 연준 의장 등은 이 법안이 시행될 경우 연준의 정책결정이 정치적 영향을 받아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말연시 예산안과 연방정부 부채상한 증액 등을 둘러싸고 정치공방이 과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버냉키 의장의 임기인 내년 1월 말까지 인준안이 처리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폴 의원은 올 초에도 존 브레넌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의 인준 표결을 막기 위해 상원에서 무려 13시간에 걸쳐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연설을 강행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연준 안팎에서는 ‘인플레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라는 견해가 확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발행한 주말판에서 연준의 양적완화가 자산 거품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공화당의 우려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인플레 옹호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옐런 지명자도 경기가 안 좋을 때는 어느 정도의 인플레가 도움이 된다는 견해를 밝혀 왔다. 인플레 옹호론자들은 최고 6%의 인플레를 몇 년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버드대 케네스 로고프 교수는 미국 경제 상황을 골프에 비유하며 “공이 모래 벙커에 빠졌을 때는 잔디 위에서보다 훨씬 더 세게 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