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신스런 외교부… 독도 동영상, 日 저작물 무단 발췌

입력 2013-10-27 18:14

외교부가 최근 홈페이지 유튜브 채널에 올린 독도 홍보 동영상 중 일부 내용이 일본 NHK방송의 드라마 영상에서 무단으로 발췌돼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외교부는 외주업체가 제작한 이 동영상에 일본 드라마 방송화면이 사전 양해 없이 사용된 사실을 뒤늦게 파악하고 관련 영상을 삭제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27일 “동영상의 일부 배경화면이 NHK 제작 영상을 사전 양해 없이 사용한 것임을 알게 됐다”며 “수정·보완작업을 위해 홈페이지에서 동영상을 내렸다”고 말했다. 동영상의 무단사용 사실은 지난 25일 NHK방송 서울지국이 이를 발견하고 외교부에 통보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문제가 된 동영상 장면은 NHK가 2011년 제작, 방영한 드라마 ‘언덕 위의 구름’ 가운데 러·일전쟁과 관련된 장면으로 화면은 4컷, 분량은 10초가량이다. 일본이 독도를 러시아선박 감시기지로 사용했다고 설명하는 재연 장면에 사용됐다.

독도 동영상은 외교부가 독도 홍보 강화를 위해 예산 6600만원을 들여 영상제작업체에 용역을 줘 제작한 12분23초 분량의 영상으로, 지난 14일 처음 게재됐다. 외교부는 사전에 외교부 간부,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수차례 수정했으나 해당 사실을 파악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외주업체가 사과해 왔다. 발주처인 외교부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 영상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일본 외무성이 지난 23일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자 구라이 다카시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불러 강력 항의한 바 있다. 외교부는 문제가 된 화면의 기술적 보완이 끝나는 대로 다시 게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