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검찰총장 지명] 새누리 “아주 잘된 인사” · 민주 “김기춘의 대리인”

입력 2013-10-27 17:48 수정 2013-10-27 20:01

김진태 전 대검찰청 차장이 27일 새 검찰총장 내정자로 지명되자 새누리당은 “아주 잘된 인사”라고 반겼다. 하지만 민주당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대리인”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민주당은 김 내정자가 김 실장과 매우 가깝고, 서울 법대 후배라는 점에서 사실상의 검찰장악 의도로 판단하고 있다.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 내정자가 김 실장의 최측근이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며 “국가정보원 정치 글 사건의 진실을 덮으려는 청와대 입장을 그대로 대변하는 검찰총장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원 사건을 중립적 자세로 제대로 수사할 의지가 있는지, 검찰 개혁을 위한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 등을 (인사청문회에서)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여주지청장(전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의 수사 외압 폭로로 국정원 정치 개입 및 축소 수사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났으나 김 내정자가 이를 다시 무마시킬 수 있다는 의심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게 한번 밀렸던 김 내정자가 이번에 청와대에 충성맹세를 한 것 아니냐”는 말까지 흘러나온다. 때문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인사청문회를 단단히 벼르고 있다. 법사위 간사인 이춘석 의원은 “법사위 관할인 감사원장과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중에서 법사위는 검찰 총장 인사청문회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 내정자는 다양한 경험과 청렴함으로 검찰 내부에서도 신뢰받고 있다”며 “검찰이 한 달 가까운 총장 공백으로 혼란스러웠지만 이번 내정으로 재도약할 것”이라고 옹호했다. 유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청와대 대리인’ 주장에 대해서는 “누구를 임명해도 김 실장 대리인이라고 할 것”이라며 반박했다. 이어 “인사청문회를 통해 김 내정자의 능력과 자질을 철저히 검증할 것을 약속한다”면서도 “들려오는 평판으로 볼 때는 사생활 및 도덕성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엄기영 김동우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