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보다 더 실제 같은… 주태석, 43번째 붓질

입력 2013-10-27 17:38


대구 출신인 주태석(59) 작가는 1970년대 홍익대 미술대학을 다니던 시절, 구상회화에 눈을 떴다. 당시에는 미대생들과 기성작가 대부분이 추상회화에 몰두했다. 그는 지도교수로부터 “너는 왜 이런 그림을 그리느냐?”는 호통과 함께 꾸중도 많이 들었다. 지금은 추상회화를 그리는 미대생을 찾아보기 어렵다. 꽃그림 등 예쁘고 형태가 분명한 구상회화 또는 극사실적인 작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70년대 후반 ‘기찻길’을 시작으로 최근의 ‘자연·이미지’에 이르기까지 40년가량 구상회화를 추구해온 작가는 요즘 젊은 작가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극사실주의 화풍의 선두주자다. 사진보다 더 실제 같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 많은 작가들이 사진을 화면에 복사한 다음 그 위에 붓질을 한다. 하지만 작가는 붓질만을 고집하고 있다.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아 손작업이 더 쉽기 때문이란다.

숲 이미지를 화면 뒤쪽에 깔고 앞쪽에는 나무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풍경의 이중 이미지를 선사하는 그의 43회 개인전이 11월 16일까지 서울 서초동 갤러리마노에서 열린다. 갤러리마노(관장 정하미) 개관 10주년 기념전으로 작가의 ‘자연·이미지’ 시리즈 30여점을 내걸었다. 고요하고 청명한 숲 속에서 초록바람이 불어올 것 같은 자연 풍경이 관람객들에게 상큼한 분위기를 선사한다(02-741-6030).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