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넘어 미래한국으로] “루터 개혁정신 교회뿐만 아니라 사회발전 동력으로 불길 지펴야”

입력 2013-10-27 17:27


獨 개신교연합회 사회과학연구소 베그너 소장

“우리는 16세기의 비텐베르크를 지금 재건하거나 되살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만일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의 통찰이 진리에 기초를 둔 것이라면 21세기에도 변함없이 그 개혁의 원칙은 펼쳐져야 하겠지요. 문제는 루터가 주창했던 개혁의 원칙들을 어떻게 훌륭하고 창조적으로 우리 시대에 적용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하노버에 본부를 둔 독일개신교연합회(EKD) 사회과학연구소의 게르하르트 베그너(60·사진) 소장은 종교개혁의 원동력이 된 루터의 신학적 통찰을 신학과 교회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발전을 위한 주요한 요소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학박사로 독일 마르부르크 대학에서도 가르치고 있는 베그너 소장은 “루터가 주창했던 ‘오직 믿음, 오직 성경, 오직 은혜’라는 구호는 지금 시대의 모든 사람들이 깊게 생각해야 할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일 기독교 역시 지난 50여년간 장기 쇠퇴를 경험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다시 한번 부흥의 불길을 지펴야 할 중요한 때라고 언급했다. 독일교회의 재부흥을 위해 루터의 개혁정신을 깊이 연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가 수장으로 있는 사회과학연구소는 이미 몇 년 전부터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 준비를 하고 있다. 종교개혁이 각 방면에 미친 영향을 현시대에 맞춰 다시 연구하고 있다. 내년 4월에는 하노버에서 루터의 종교개혁이 자본주의와 현대 복지에 미친 영향에 대한 심포지엄을 갖는다.

베그너 소장에 따르면 개혁이란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으로 화(化)하는 것’이다. “저는 종교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점 가운데 하나가 하나님 말씀의 재발견이라고 봅니다. 하나님 말씀은 우리를 그분과의 깊은 친밀감으로 이끄십니다. 그 친밀감에서 모든 것이 시작됩니다. 그래서 개혁을 위해서는 말씀을 깊이 묵상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럼으로써 우리 모두가 예수처럼 될 수 있습니다. 그럴 때에만 하나님 말씀이 교회 울타리를 뛰어넘어 모든 사회 각 분야에서 살아 움직여질 수 있습니다. 그것이 종교개혁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입니다.”

그는 독일 크리스천들을 ‘빌롱잉(Belonging·속함)하지만 빌리빙(Believing·믿음)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언급했다. 제도 속에서는 기독교정신이 남아 있지만 역동적인 신앙의 모습은 실종된 상태를 표현한 것이다. 그는 한국교회와 독일교회의 장점들이 융합될 때 온전한 기독교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다면서 양국 교회 간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노버=이태형 국민일보 기독교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