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질긴 곰, 연이틀 사자몰이

입력 2013-10-26 01:03


두산이 적지에서 2연승을 거두고 통산 4번째 우승을 향해 줄달음쳤다.

두산은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연장 13회초 오재일이 오승환을 상대로 결승 솔로홈런을 터뜨려 삼성을 5대 1로 제압했다. 1차전에 이어 2연승을 거둔 두산은 남은 5경기에서 2승만 추가하면 2001년 이후 12년만에 한국시리즈 패권을 잡게 된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먼저 2승을 거둔 경우가 16차례 있었지만 우승하지 못한 것은 단 한차례 뿐이다. 5시간 32분을 끈 이날 경기는 포스트시즌 종전 최장시간(5시간15분)을 능가했다. 3~5차전은 27일부터 잠실로 자리를 옮겨 치러진다.

2차전 MVP로 선정된 오재일은 1-1로 팽팽히 맞선 연장 13회 1사후 주자없는 상황에서 오승환의 151㎞ 가운데 초구 직구를 두들겨 120m짜리 우월 솔로홈런을 만들어냈다. 4번 최준석 대신 10회부터 타석에 들어선 오재일은 첫 타석에서는 오승환에게 삼진을 당했었다.

계속된 두산의 13회 공격은 매서웠다. 바뀐 투수 심창민을 상대로 양의지의 중전안타와 김재호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2루에서 오재원의 1루쪽 타구를 채태인이 가랑이 사이로 빠트리는 사이 2루주자 양의지가 홈인, 승리를 굳혔다. 두산은 오재원의 도루로 만든 1사 2, 3루에서 손시헌이 2타점 좌전안타를 터뜨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3회에만 무려 1홈런 포함한 3안타와 볼넷 1개, 상대 실책을 묶어 4득점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2승 이상의 수확을 거뒀다. 특급 마무리 오승환을 이겼다는 것 외에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불펜싸움에서도 삼성을 능가했고 타력에서도 삼성을 압도했다. 두산은 이같은 자신감으로 밀어붙일 경우 남은 시리즈를 쉽게 가져갈 공산이 크다.

반면 삼성은 오승환을 4이닝이나 던지게 하고도 패함으로써 남은 경기에서 3년 연속 통합우승에 험로가 예상된다. 또한 찬스를 잡고도 후속타가 잇달아 불발에 그치는 등 타선회복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삼성은 8회 1사 1루에서 안지만을 구원등판한 오승환은 6명의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 포스트시즌 타이기록을 세우는 등 선전했지만 4이닝동안 시즌 최다인 무려 53개의 볼을 던지고도 패전투수가 됐다. 오승환이 마운드에서 고군분투하는 사이 삼성은 10회 2사 만루, 11회 1사 만루 찬스를 잡고도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 실패했다.

밴덴헐크(삼성)와 니퍼트(두산)를 선발로 내세운 양팀의 경기는 초반 투수전 양상이었다. 하지만 두산은 8회 김재호의 좌전안타로 선취점을 뽑았고 삼성은 곧바로 채태인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고 연장전으로 들어갔다.

대구=서완석 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