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은 안심지역입니다” 검찰, 보담길 프로젝트

입력 2013-10-25 19:54 수정 2013-10-25 22:29


으슥한 골목길과 삭막한 경찰서 담장이 산뜻한 변신을 했다.

서울서부지검은 홍익대 미대와 서울 용산구청 등과 함께 학교폭력 등 각종 범죄가 일어나기 쉬운 골목길에 벽화를 그리는 ‘보담길 프로젝트’를 서울 용산구에서 시범 실시한다고 25일 밝혔다.

‘보담길’이란 ‘보호해주고 보듬어주는 담장이 있는 길’이라는 뜻이다. 자원봉사자로 나선 홍익대 미대 학생들은 우중충한 담장에 노란색 등 밝은 색을 칠하고 곰인형과 연필, 열기구 등 친근감 있는 그림을 담았다. 벽에는 긴급구조번호와 함께 해당 위치를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숫자를 그려 넣었다. 범죄 피해 발생 시 신고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 프로젝트는 범죄가 일어나기 쉬운 환경을 개선해 범죄를 예방하는 ‘범죄예방환경설계’ 개념에 따라 이루어졌다. 실제로 작업 이후 담벼락 아래 수북이 쌓여 있던 담배꽁초가 모두 사라질 정도로 동네 분위기가 밝아졌다.

서울 은평경찰서도 경찰서 입구와 출입로 담장을 경찰 마스코트인 포돌이·포순이로 꾸몄다. 권위적인 경찰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주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간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서다. 포돌이와 포순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한 포토존도 마련됐다. 작업은 한국미술협회 은평지구 화가들이 맡았다. 벽화는 특히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다. 경찰서 견학을 온 어린이들은 “만화에서 본 포돌이·포순이를 직접 보니 너무 좋다” “경찰아저씨들이 전혀 무섭지 않게 보인다”는 반응을 보였다. 은평경찰서 관계자는 “경찰서 정문 근처에 약수터가 있어 평소에도 찾는 사람이 많아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 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