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기도, 세속적 욕심 버려라”… 전문가 권장 ‘올바른 기도’ 이렇게

입력 2013-10-25 18:46 수정 2013-10-25 00:44


지난 18일 서울 도곡동 한우리성결교회(담임 윤창용 목사). 오후 8시가 가까워오자 청·장년 성도들이 하나둘씩 비전센터에 들어섰다. 6주 작정 기도 중 넷째 주를 맞은 수능기도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기도회 분위기는 여느 수능기도회와 달랐다. 대학 합격이나 좋은 성적을 얻게 해달라고 기도하기보다 내 자녀가 먼저 하나님 앞에 바로 설 수 있도록 기도했다. 또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녀가 되기를 간구했다.

이 교회는 입시사교육바로세우기기독교운동(이하 입사기)에서 펼치고 있는 ‘수능기도회 캠페인’을 실천 중이다. 교육담당 정영호(39) 목사는 미리 준비한 ‘수능기도회 기도제목’을 나눠줬다.

“수능기도회를 새롭게 바꾸기 위해 입사기에서 만든 기도제목들입니다. 지난 3주 동안은 자녀들을 위한 기도제목을 나눴고, 이번 주부터는 이 땅의 교육현실을 바꾸기 위한 기도제목을 놓고 기도할 것입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기도제목으로 바르게 기도해야 합니다.”

참석자들은 동요 없이 정 목사의 인도에 따라 기도제목을 읽고 간절하게 기도했다. 올 초부터 고3 아들을 위해 기도를 하고 있다는 이연숙(47) 집사는 9월 26일부터 시작된 수능기도회에 동참했다. “3학년 전체기도회를 드리는 동안에는 아들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수능기도회에 참석하고부터 달라졌습니다. 요행이나 우연의 유혹에서 벗어나 온전히 하나님 은혜 가운데 수능을 준비할 수 있게 하심에 감사기도를 드렸습니다.”

고3 딸을 위해 기도한다는 민영임(46) 집사도 “인생 길을 가는데 대학은 한 관문이고 그 이후에도 길이 있다며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는 것이라는 목사님 말씀이 은혜로웠다”고 말했다. 이제는 다른 아이들, 전 세계 아이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도록 더 큰 그림을 가지고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입사기 협력간사인 정 목사는 그동안 수능 당일과 수능 10일 전 기도회를 인도해오다 이번에는 6주 동안 작정기도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주 동안은 ‘두려움 가운데 있는 우리 아이들을 도우소서’란 주제로 아이를 위한 기도제목을 놓고 기도했다. 먼저 아이를 보호하시고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또 맡겨준 자녀를 하나님의 사랑과 훈계로 양육하는 일에 부족하고 게을렀음을 회개하는 ‘회개의 기도’를 드렸다. 또 우리의 부족함을 선으로 바꾸시는 하나님께서 아이를 향한 약속을 이뤄 가실 것임을 믿는 ‘신뢰의 기도’로 마무리했다.

새로 시작하는 3주간의 기도 주제는 ‘이 땅 황폐한 교육을 고치소서’이다. 과도하고 획일적인 입시 경쟁으로 인해 지친 아이들을 불쌍히 여기는 ‘긍휼을 구하는 기도’를 드린다. 이어 우리 교육과 사회가 아이들의 교육 고통을 줄이고 교육의 본질을 살리는 방향으로 ‘변화를 구하는 기도’를 드린다. 끝으로 이 땅의 부모와 교육 담당자들이 무력감에서 벗어나 교육의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 나설 수 있도록 ‘각성을 구하는 기도’를 한다.

입사기는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박상진 소장), 기독교윤리실천운동(방선기 목사), 좋은교사운동(김진우 공동대표)과 함께 2010년부터 수능기도회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입시·사교육에 내몰린 학생들이 교회를 등지는 것을 막고 지나치게 기복적인 양상을 보이는 수능기도회를 바로잡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수능기도회의 기도제목·예시 등은 입사기 홈페이지(ipsagi.org)에서 받을 수 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