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駐美 러시아 문화원장은 비밀 정보요원”… 미국-러시아 또 스파이 논쟁
입력 2013-10-25 18:31
미국과 러시아가 또다시 스파이 논란으로 얼굴을 붉히고 있다.
미국 워싱턴DC 주재 러시아 문화원장이 비밀 정보요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미 정보당국의 주장에 러시아가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24일(현지시간) 공보실 명의의 논평을 통해 “미국의 주장은 사실과 전혀 관계없는 날조이자 양국 관계를 훼손하는 비우호적인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미국의 격월간지 ‘마더 존스’는 익명의 정보당국자를 인용해 미 연방수사국(FBI)이 러시아 문화원장 유리 자이체프가 스파이일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처음 보도했다. 자이체프는 2001년부터 항공료와 숙박비 등 모든 비용을 부담하며 미국 시민을 러시아로 초청해 왔고, 이 같은 초청 목적이 스파이망을 구성하기 위한 것이라는 내용이다. 잡지는 자이체프가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파일을 축적해 왔으며 참가자 중에는 현직 주지사의 비서도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자이체프는 이에 대해 이타르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미 관계에서 간헐적으로 냉전시절의 메아리가 울려 퍼지는 것은 아주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논평했다.
AP통신은 미국과 러시아가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자이체프 사건이 발생하면서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지난 8월 전 미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임시 망명을 허용하면서 미국을 자극했다.
끊이지 않는 스파이 사건도 미국과 러시아의 긴장을 부채질하고 있다. 2010년 미국 수사당국은 미국에서 활동하던 러시아 정보원들을 대거 적발해 추방한 바 있다. 러시아도 지난 1월 주러 미국 대사관의 3등 서기관으로 위장해 러시아인을 포섭하려 했다는 혐의로 CIA 직원 1명을 적발해 추방했다. 이어 5월에 다시 같은 방식으로 러시아에서 활동한 미 대사관 직원 1명을 추가로 추방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