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性평등 세계 111위 ‘아랍권 수준’
입력 2013-10-25 18:31
한국의 성(性) 평등 수준이 세계 136개국 가운데 111위로 나타났다.
세계경제포럼(WEF)이 25일(현지시간) 발표한 ‘2013 세계 성 격차(Gender Gap Index)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성 평등 순위는 111위로 지난해보다 세 단계 하락했다. 이는 아랍에미리트연합(109위), 바레인(112위), 카타르(115위)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의 성 격차 지수 세계 순위는 2010년 104위, 2011년 107위, 2012년 108위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여성 대통령까지 배출한 한국이 이슬람 국가들과 비교되는 오명을 쓴 이유는 정치·경제 참여도에서 여성 비율이 지극히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보고서는 정치 경제 교육 보건 등 4개 카테고리를 나눈 뒤 여성 각료와 국회의원 숫자, 노동시장 참여정도, 교육기관 등록비율, 기대수명 등 14개 세부 지표를 유엔이나 국제기구 등의 자료를 종합·분석해 순위를 매겼다.
한국의 전체적인 성 격차 지수는 0.635로 교육(0.959), 보건(0.973) 분야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장·차관과 의원 및 기업 고위간부 중 여성 비율이 낮아 ‘정치권력 분산’(0.105), ‘경제적 참여와 기회’(0.504) 등에서 바닥권이었다. 성 격차 지수는 1에 가까울수록 평등하다는 뜻이다.
세계 성 평등 순위 1∼3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아이슬란드, 핀란드, 노르웨이에 각각 돌아갔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지난해 8위였던 필리핀이 5위에 올라 눈에 띄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등이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은 지난해와 같은 69위, 일본은 4단계 떨어진 105위를 기록했다. 최하위권 국가는 아프리카 차드(134위), 파키스탄(135위), 예멘(136위)이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