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비 폭탄 1위는 만성 신부전증
입력 2013-10-25 18:13
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하는 의료비 폭탄은 급성 중증질환보다는 신장병 같은 만성질환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질환에 걸리는 비율은 저소득층으로 갈수록 급격히 높아진다. 결과적으로 정부의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계획이 저소득층 만성질환자들은 소외시키는 셈이다.
민주당 남윤인순 의원이 25일 국회예산정책처 및 건강보험정책연구원 보고서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0년 기준 재난적 의료비를 유발하는 1위 질병은 4대 중증질환(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성)이 아니라 만성질환인 신부전증이었다. 이어 기타 배병증(척추 관련 질환), 관절증이 뒤를 이었다. 대표적 만성질환인 고혈압·당뇨병을 합치면 재난적 의료비 유발 질환의 32.2%를 차지한다. 재난적 의료비란 가구당 평균 의료비 부담이 소득의 10%를 초과하는 경우를 가리킨다.
환자 1인당 본인 부담이 높은 질병도 뇌성마비 및 기타 마비성 증후군, 신부전증, 뇌내출혈 순서로 나타났다. 이 중 4대 중증질환으로 분류할 수 있는 것은 3위 뇌내출혈뿐이다. 또 연간 본인부담금 500만원 이상 환자 38만명 중 18만명(47%)은 비4대 중증질환자였다.
만성질환은 소득이 낮아질수록 더 흔해지는 질병이다. 생활습관과 관련된 질병이기 때문이다. 연소득 5000만원 이상 가구의 고혈압 유병률(발병률)은 15.4%인 반면 연소득 1000만원 미만 가구는 48.2%로 3배 이상 높다. 당뇨병 역시 5000만원 이상 가구 유병률(5.3%)에 비해 1000만원 미만 저소득 가구는 19.0%나 됐다. 따라서 만성질환이 지원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사실은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혜택을 덜 받는다는 뜻이 된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