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출신 장관 전성시대… KDI, 각료들의 산실로 부상
입력 2013-10-25 18:16
보건복지부 장관에 내정된 문형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복지정책연구부장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박근혜정부 17개 중앙부처에는 연구원 출신 장관이 7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KDI 원장 출신이고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원장을 지냈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원장,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국립환경과학원 원장을 지냈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에서,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양연구본부장에서 각각 장관으로 발탁됐다. 현 부총리와 윤성규 장관은 관료 출신으로 국책연구기관의 수장을 지낸 경력을 공유하고 있다.
7명이 포진한 관료 출신에 맞먹을 정도로 연구원 출신들이 중용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를 중용하는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정치인 출신은 진영 전 복지부 장관의 사퇴로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과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2명이 전부다.
특히 KDI는 경제부총리와 복지부 장관을 배출하면서 각료의 산실로 떠올랐다. 비록 지난 정권에 임명되긴 했지만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KDI 원장 출신이라 거시경제와 보건복지를 아우르는 경제정책 주요 보직을 KDI 출신들이 장악하게 됐다.
박근혜정부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증세 없는 복지’ 구현을 위한 핵심 부처인 기재부와 복지부 수장을 모두 KDI 출신이 맡았기 때문에 정책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공교롭게도 문 내정자는 현 부총리가 유학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25일 전 직원 연찬회를 마치고 상경하면서 장관 내정 소식을 접한 KDI 관계자들은 “40여년 역사에 이렇게 한꺼번에 각료로 발탁된 경우는 없었던 것 같다”며 “가까이 지내던 박사님과 원장님이 장관으로 발탁되니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연구원도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