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적은 줄줄이 내리막… 내수 덕분에 깜짝 성장
입력 2013-10-25 17:55 수정 2013-10-25 22:25
삼성전자를 제외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실적이 뒷걸음질쳤음에도 불구하고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치를 웃돈 것은 내수가 회복된 덕분이다. 특히 전년 동기 대비 GDP 성장률이 7분기 만에 3%대에 진입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체감경기 개선으로 이어지기에는 여전히 기업의 설비투자가 부진하다는 지적이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1.1% 늘어 2010년 3분기(1.1%) 이후 증가율이 가장 컸다. 내수와 직결된 서비스업은 보건·사회복지(2.6%), 도소매·음식숙박(0.8%), 금융보험(1.0%), 문화·오락(1.7%) 등은 증가하고 부동산·임대(-0.2%), 교육(-0.4%)은 감소했다.
한은 정영택 경제통계국장은 “가격 안정으로 식료품 소비가 증가했고 지난 7월부터 치아 스케일링, 틀니 등에 대한 건강보험 혜택이 확대되면서 민간소비 관련 서비스수지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정부소비는 전기보다 0.1% 늘었으며, 위례신도시 및 발전소 건설 본격화로 건설투자는 2.7% 증가했다. 다만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원화강세 등 교역조건 악화로 전기 대비 0.4% 늘어나는 데 그치며, 2분기(2.8%)에 비해 증가폭이 크게 줄었다.
2분기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잘 나왔기 때문에 3분기 성장은 다소 주춤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었다. 하지만 실제 성적이 기대 이상으로 나오면서 한은이 당초 제시했던 올해 경제성장률 2.8%는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4분기에 전년 동기비와 전기비로 각각 3.8%, 0.8% 이상만 나오면 목표 도달이 가능하다. 한은은 현재 전기 대비 4분기 성장률을 1.0%로 전망하고 있다.
또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하반기 3.6%(전망) 수준으로 상반기(1.9%)보다 커지면서 올해 한국경제의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도 예상된다. 3분기 일시적으로 주춤했지만 수출 역시 최근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관세청과 한은에 따르면 이달 들어 18일까지 수출은 279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45억 달러)보다 14% 증가했다.
그러나 정부의 세수 부족과 재정지출 문제로 4분기 성장률이 정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히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설비투자는 2분기보다 1.2% 늘어나는 등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우리 경제가 좀 더 활력을 되찾기 위해선 설비투자가 확대돼야 하고 민간소비가 버팀목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NH농협증권 이민구 투자전략팀장은 “전기 대비 기업의 설비투자가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3분기 GDP 성장률 기여도는 0.1% 포인트에 그치고 있다”며 “잇단 세무조사 등으로 경영 여건이 악화되면서 기업의 연초 대비 설비투자가 지연되고 있어 체감경기 회복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