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시] 자주한 생각

입력 2013-10-25 17:28


이기철 (1943∼ )

내가 새로 닦은 땅이 되어서

집 없는 사람들의 집터가 될 수 있다면

내가 빗방울이 되어서

목 타는 밭의 살을 적시는 여울물로 흐를 수 있다면

내가 바지랑대가 되어서

지친 잠자리의 날개를 쉬게 할 수 있다면

내가 음악이 되어서

슬픈 사람의 가슴을 적시는 눈물이 될 수 있다면

아, 내가 뉘 집 창고의 과일로 쌓여서

향기로운 향기로운 술이 될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