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호의 요절복통 (要節福通)] 가는 귀

입력 2013-10-25 17:58


오늘의 요절(말 4:2)

내 이름을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공의로운 해가 떠올라서 치료하는 광선을 비추리니 너희가 나가서 외양간에서 나온 송아지같이 뛰리라

이 권사님이 동네 의원을 찾아갔다. 귀가 안 들려서다.

간호사: 이명희님! 이명희님!

이권사: 아니, 내 순서는 아직도 안 된 거유?

간호사: ‘대기’ 번호가 몇 번 되시죠?

이권사: 아니 어디다 대고 하는 말버릇이 그래유? 다 늙은이한테 ‘댁이라뇨? 간호사님한텐 엄마 같은 사람일 텐데. 교회는 다니는 거유?

간호사: …

이권사: 잠언 말씀에도 ‘네 부모를 즐겁게 하며 너를 낳은 어미를 기쁘게 하라’고 쓰여 있잖아요. 23장 25절에 ….

간호사: (가는귀 드신 거 감 잡고 큰 소리로) 그게 아니구요. 성함이 어떻게 되시냐구요?

이권사: 상암동을 어떻게 가냐구요? 그건 나도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동문서답으로 일관되는 대화 중에 권사님의 진료 차례가 되어 의원과 마주 앉아 상담을 하게 되었다)

의원님: (아주 큰소리로) 어디가 편찮으셔서 오셨어요?

이권사: 예, 귀가 잘 안 들려요.

의원님: 증세가 어느 정도이신데요?

이권사: 어느 정도냐면요. 내가 뀐 방귀소리를 못 듣는 정도예요.

의원님: (처방전 써주며) 이 약 드시면 방귀소린 들리실 거예요.

이권사: 아이구, 그만큼 귀가 밝아지는 약인가 보네요.

의원님: 아닙니다. 방귀소리가 커지는 약입니다.

이권사: 할!

전영호의 福으로 通하는 생각

허리가 굽어져서 노인이 아니다. 고개가 숙여지기 때문에 노인이다. 그래서 공경의 대상이다.

<개그작가·유머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