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의 밤… 뚝심의 곰들 ‘화려한 출발’
입력 2013-10-24 22:44 수정 2013-10-25 00:40
두산이 적지에서 삼성을 꺾고 먼저 웃었다.
두산은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1차전에서 선발 노경은의 호투와 타선의 응집력을 앞세워 삼성을 7대 2로 눌렀다. 먼저 1승을 거둔 두산은 2001년 우승이후 12년만의 정상을 향해 힘찬 출발을 했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팀이 우승한 경우는 82.8%에 달한다. 하지만 두산이 그동안 3차례 우승할 때는 첫 판을 내준 뒤 매번 역전 우승했었다(원년에는 1차전 무승부, 2차전 패배).
1회말 삼성 박석민에 솔로 홈런을 맞고 선취점을 내준 두산은 곧바로 2회초 삼성 선발 윤성환을 4안타로 두들기며 전세를 뒤집었다. 홍성흔의 좌전안타와 오재원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2루에서 이번 포스트시즌의 히어로 최재훈이 중전안타를 터뜨려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어진 1,3루에서 손시헌의 중전안타로 전세를 뒤집었다. 사기가 오른 두산은 이종욱의 우전안타까지 터지면서 3-1로 앞서나갔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9경기를 치르면서 경기감각을 이어갔던 두산은 5회부터 중심타선까지 터지면서 삼성을 옥죄었다. 1사후 김현수가 윤성환의 2구째 커브를 우월 홈런으로 연결해 4-1로 달아났다. 이어 최준석, 홍성흔의 연속 안타와 윤성환의 폭투로 만든 1사 2, 3루에서 이원석의 중월 3루타가 터져 6-1로 달아났다. 윤성환의 투구는 거기까지였다. 4⅓이닝 동안 10안타 1볼넷으로 6실점. 삼성은 원포인트 릴리프인 좌완 조현근과 언더스로 신용운을 내보내 불을 껐다.
포스트시즌 들어 신출귀몰한 용병술이 돋보였던 두산 김진욱 감독은 이날도 유격수에 김재호 대신 손시헌을 포스트시즌 들어 처음 선발 출장시켜 재미를 봤다. 손시헌은 6회 신용운의 초구를 공략해 좌월 홈런을 날리는 등 4타수 3안타로 1차전 MVP로 뽑혔다.
노경은은 최고구속 147㎞의 패스트볼과 타자 앞에서 조금씩 떨어지는 포크볼을 앞세워 7회 1사까지 4안타 2볼넷 1실점으로 한국시리즈 첫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3주간의 휴식으로 인해 경기감각이 무디어진 삼성은 채태인만 2안타를 기록했을 뿐 타선이 6안타의 빈공을 보인 것이 패인이었다. 8회 안타와 2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에서도 최형우의 1루수 앞 땅볼로 추격기회를 놓친 삼성은 9회말 2루타를 치고 나간 채태인을 불러들여 1점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밴덴헐크(삼성)와 니퍼트(두산)가 선발대결을 펼치는 2차전은 25일 오후 6시 역시 대구구장에서 열린다.
◆승장 두산 김진욱 감독=3일 쉬고 나와 선수들의 몸이 무거워질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초반 박석민에게 홈런을 맞은 뒤 흐름을 우리 쪽으로 빨리 가져온게 승인이다.
상대 선발 윤성환이 어떻게 볼 배합을 할 것이냐가 공략의 초점이었는데 우리가 예상했던 대로 투구해 공략할 수 있었다. 몇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아 이길 수 있었다.
김현수와 손시헌이 살아나고 있는 부분은 앞으로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가 불펜이 약하다고 하는데, 앞으로도 선수 기용은 경기 상황에 맞춰 적절히 변화를 주겠다.
◆패장 삼성 류중일 감독=노경은 공략에 실패한 것이 패인이다. 충분히 준비했지만 못미쳤다. 정병곤의 2회 파울 홈런이 그냥 3점 홈런이 됐다면 흐름을 가져올 수 있었는데 아쉽다.
비디오판독도 생각했지만 김재걸 코치가 파울이라고 해 참았다. 상대 하위타선을 못 막았다. 윤성환의 잘 떨어진 커브를 홈런으로 연결한 김현수의 홈런도 아쉽다.
이후 이원석의 3루타로 흐름이 완전히 두산쪽으로 넘어갔다. 2차전 선발 밴덴헐크는 팀내에서 가장 빠른 볼을 던져 기대가 크다. 4~5이닝만 막아주면 차우찬 안지만 등 필승 불펜진을 가동해 꼭 승리하도록 하겠다.
대구=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