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양구 펀치볼 마을 ‘시래기’로 올 32억 소득 올린다
입력 2013-10-24 21:47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펀치볼(Punch Bowl) 마을의 주민들이 무청 ‘시래기’를 생산해 한해 20여억 원을 벌어드리는 등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때 버려지던 시래기가 최북단 마을을 ‘명품 마을’로 바꿔가고 있는 것이다.
군은 올해 펀치볼 마을 80개 농가가 140㏊면적에서 320t의 시래기를 생산, 32억원의 소득이 예상된다고 24일 밝혔다. 지난해에는 64개 농가가 100㏊에서 238t을 수확해 23억원의 소득을 올렸다.
현재 이 마을에서는 지난 8월 파종한 시래기를 본격 수확하고 있다. 이 시래기는 1∼2개월 건조과정을 거친 후 시중에 유통된다. 무청을 건조해 만드는 시래기는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얼었다가 녹기를 반복하면 부드러워지면서 상품가치가 올라간다.
이 마을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고산 분지인데다 큰 일교차 등 최적의 재배환경을 갖추고 있어 시래기 생산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최창성(51) 시래기작목반연합회장은 “주민들이 밭 이모작이 가능한 작목을 찾던 중 시래기가 적합하다고 판단해 5년 전부터 시래기를 본격 생산하기 시작했다”면서 “3년 전만 해도 참여 농가가 30곳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80곳이 친환경 시래기 생산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은 시래기를 지역 특화작목으로 육성키 위해 이 마을을 ‘펀치볼 명품시래기마을’로 조성키로 했다. 이 사업은 올해부터 2015년까지 23억원이 투입되며 5만㎡ 규모의 친환경 건조덕장과 가공제조실, 체험시설 등이 조성된다. 이호선 군 향토산업담당은 “시래기 품질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시설개선, 품종개량 등 연구와 지원에 나서고 있다”면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최고 품질의 시래기 생산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펀치볼 마을은 6·25전쟁 당시 최대 격전지로 수많은 사람이 희생된 곳이다. 분지형으로 이뤄진 지형의 생김새로 인해 종군기자들이 ‘펀치볼(화채그릇)’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양구=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