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워싱턴포스트 인수 포기 이유 “후계 경영자·자식에 부담 주고 싶지 않아”

입력 2013-10-24 18:54


월가의 ‘투자 귀재’ 워런 버핏(사진)이 워싱턴포스트(WP)를 인수하지 않은 속내를 드러냈다.

포천 최신호는 23일(현지시간) 버핏이 워싱턴의 메트로폴리탄 클럽 회동 연설 후 질의응답에서 WP를 인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은퇴 후 자신의 뒤를 이을 새 최고경영자(CEO)나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버핏은 자신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해이를 통해 WP의 최대 주주였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이 밖에도 여러 미국 신문사 주식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올 초 WP 매각설이 불거졌을 때 버핏이 인수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WP를 산 사람은 아마존 소유주인 제프 베조스였다. 베조스는 아마존이 아닌 ‘개인 차원’에서 WP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올해 84세인 버핏은 “처음에는 WP 인수를 고민했다”면서 “그러나 결국 포기했다”고 밝혔다.

버핏은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는 자신이 은퇴하면 뒤를 이을 버크셔 해서웨이 CEO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수도의 (정치적) 신문 운영을 (새 CEO가) 원치 않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이유로 상속 문제를 언급했다. 버핏은 수지, 하워드 및 피터 세 자녀를 두고 있다. 버핏은 “개인 자격으로 WP를 샀더라면 내 사후에 세 자녀에게 (상속 등과 관련해)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버핏은 10대에 WP 배달원을 했으며 이후 WP 창업 가문으로 잇따라 CEO를 지낸 고 캐서린 그레이엄과 아들인 돈 그레이엄과도 오랜 친분을 유지해 왔다.

한편, 버핏은 23일 미국 PBS 방송 회견에서 IBM 투자에 대한 신뢰를 확인했다.

IBM은 지난주 매출이 6분기째 하락했다고 밝혔으며 이 때문에 주가도 폭락했다.

버핏은 그러나 “IBM이 올해 기록적 주가 수익률을 낼 것”이라면서 “많이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겠지만 그만하면 나쁜 실적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버크셔 해서웨이도 그렇듯이 어느 회사든지 어려움이 있는 것”이라면서 “내 판단을 믿으라”고 강조했다.

버크셔 헤서웨이는 IBM 주가가 2010년까지 2년 동안 74% 상승하고 나서 2011년 초부터 매집하기 시작해 지난 6월 말 현재 6810만주를 갖고 있다. 시가로 약 100억 달러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