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무 선생 추모 17주기 향린교회서 심포지엄

입력 2013-10-24 18:45


‘민중 신학’의 대부… 그 정신 되새긴다

심원(心園) 안병무(사진) 선생 기념사업회(회장 조헌정)는 25일 오후 3시 심원(1922∼1996)의 17주기를 맞아 서울 을지로2가 향린교회에서 ‘오클로스(Ochlos) 민중’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연다.

오클로스 민중이란 심원이 민중신학의 근거로 삼았던 마가복음에서 유래한다. 예수는 ‘무리’(막 4:1, 오클로스)에게 말씀을 전했다. 심원은 역사 속 민중이 구원과 해방 사건의 주체라고 본 민중 신학의 주요 관점을 제시했다. 그는 신학자이자 민주화운동에 앞장 선 인권운동가다.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김진호 연구실장은 심포지엄에서 심원이 제시한 민중의 개념에서 독특하게 나타난 ‘오클로스적 민중’에 대해 발제할 예정이다.

김 실장은 “그 동안 심원의 민중론은 민족적이고 계급적인 민중의 개념 일부로만 이해돼왔다”며 “그는 노동자와 농민과 같은 생산주체뿐만 아니라 광인(막 5), 눈먼 자(요 9)와 같이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존재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그는 ‘민중신학과 비참의 현상학-오늘의 오클로스를 묻다’는 발제문에서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없는 비정규직, 가정해체로 집을 잃은 가출청소년, 불법체류자로 전락하는 이주노동자들이 이 시대의 민중”이라고 새롭게 해석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페르난도 엔스 교수는 ‘정의로운 자유’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교회 일치와 연합을 추구하는 ‘에큐메니컬’ 담론 차원에서 민중신학을 재조명한다.

싱가포르국립대 김성경 교수는 ‘이동하는 북한 여성의 생존 전략과 임파워먼트 가능성’이란 주제의 발제에서 탈북자들의 오클로스 체험을 논의한다.

사업회는 최근 안병무 선생의 신학을 담은 영서 ‘Reading Minjung Theology in the Twenty-First Century’(오른쪽)를 출간했다. 사업회는 이날 한글판 ‘21세기 민중신학―세계의 신학자들, 안병무를 말하다’를 출간한다.

책은 오클로스 민중의 형성을 보여주는 글 4편과 해설이 담겼다. 세계 신학자들의 오클로스 민중에 대한 시각을 엿볼 수 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