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주가 더 오른다”
입력 2013-10-24 18:27
앨런 그린스펀(87)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주식값이 여전히 싸다”며 “주가가 더 오를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방송에 나와 “지금 주식시장은 2007년 수준을 조금 넘어선 상태”라며 “주가수익비율(PER)도 많이 오른 정도가 아니어서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올 들어 22일까지 23.03% 상승했다”며 “이 같은 상승장은 증시 붐이 일었던 2009년과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연준이 미 고용지표가 더 나아지기 전까지 ‘출구전략’에 들어가지 않을 거란 관측을 보태며 그린스펀 전 의장의 예상에 힘을 실었다. 월가의 대표적 경제 칼럼니스트인 폴 파렐도 이날 마켓워치 기고에서 “2014년이 주식의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1987년부터 2006년까지 연준 의장을 4번이나 지내며 ‘세계 경제대통령’으로 불렸다. 하지만 그의 마지막 재임기간인 2000∼2006년 부동산 거품이 일어 집값이 배 이상 뛰었고 주택시장 붕괴로 이어졌다. 때문에 비판도 적지 않다.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20일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그린스펀은 자신이 저지른 실수에 대해 책임지기를 거부하는 역사상 최악의 중앙은행 총재였다”고 혹평했다.
부동산 거품과 관련, 왜 사과하지 않느냐는 블룸버그의 단도직입적인 지적에 그린스펀 전 의장은 “그 누구도 지평선 너머를 보지 못하듯 나 역시 똑같은 인간에 불과하다”며 “당시 최선을 다했으며 내가 슈퍼맨이 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하느냐”고 반박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