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나들 (8) 기독 연예인을 위한 크리스천 공동체를 만들자!

입력 2013-10-24 18:25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주인공 현빈이 입고 있던 운동복은 수백만원의 가격에도 없어 못 팔았다고 한다. 이 기사를 보고 연예인의 영향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좋은 일에 앞장서면 효과가 정말 크겠다고 생각했다. 선한 영향력을 갖는 것, 내가 다시 연예인 활동을 시작한 이유다.

투병을 하면서 크리스천 연예인 공동체 ‘미제이’를 알게 됐다. 5년여 동안 함께 예배 드렸다. 거기서 후배들과 교제하면서 어려움을 알게 되었다.

인기가 높아 활동이 왕성한 후배들은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기가 어려웠다.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상업화되고 성적인 면이 부각되기도 했다. 연예인은 술 마약 도박 성 등 각종 유혹에 빠지기 쉽다. 자신이 아무리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려 해도 주변이 온통 지뢰밭이다.

크리스천 연예인들이 신앙도 지키면서 자신들의 끼를 마음껏 발산할 방법이 절실해 보였다. 무엇보다 소속사가 크리스천 공동체일 필요가 있다. 크리스천 엔터테인먼트를 만들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다.

2010년 수술을 받고 회복된 나는 크리스천 엔터테인먼트를 세우기로 하고 재능 있는 젊은 크리스천 음악인들을 찾았다. 하지만 잊혀버린 가수를 믿고 함께 하려는 이들이 없었다. 먼저 나부터 알려야 했다. 음악 활동을 재개해야 했다. 싱글 음반부터 만들었다.

‘내가 비록 오래된 가수지만 전 국민이 다 아는 히트곡 ‘좋아좋아’ ‘인형의 꿈’이 있잖아.’

나는 이전 히트곡을 발판 삼아 쉽게 일어설 것으로 생각했다. 직접 음반을 들고 방송국을 찾았다. 피디들과 작가들을 만나 열심히 음반을 소개하고 부탁했다. 하지만 실패였다.

‘음악이 별로인가?’

두 번째 싱글 앨범을 준비했다. 이번에는 대중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일반인들에게 곡을 들려주고 설문 조사한 뒤 수정하기를 반복했다.

‘이번엔 되겠지.’

다시 음반을 들고 방송국 피디와 작가를 찾았다. 역시 실패였다. 관심조차 끌기 어려웠다. 세 번째 싱글도 마찬가지였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길이 아닌가?’

평소 알고 지내던 매니저와 업계 사람들은 “접대나 투자 없이 이 바닥에서 성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차라리 괜찮은 기획사에 들어가라”고 권유했다.

‘정말 하나님의 방식대로는 안 되는 건가!’

낙심이 컸다. 절망적이었다. 상심한 채로 몇 주를 보냈다. 구약을 읽는데 전쟁 이야기가 눈길을 끌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의 전쟁이었다. 애굽왕 바로 앞에서부터 시작된 모든 싸움이 처음에는 이길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하나님을 의지해 승리했다. 이렇게 불가능한 싸움을 하게 하신 것은 하나님의 능력을 알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대하 20:15). 구약의 많은 승전보를 읽으니 마음속에서 힘이 솟구쳤다.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한다면….”

크리스천 엔터테인먼트 설립에 확신을 했다. 새로운 일을 계획했다. ‘언론이 나의 컴백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내가 직접 팬에게 다가가면 되지.’ 나는 공연을 하기로 했다. 공연으로 어필하는 것이 시간은 걸리지만 이것만큼 확실한 방법도 없다고 판단했다.

공연을 위해 한시적인 남성 듀오 ‘180’을 만들었다. 방송 리포터로 활동하던 친한 동생을 설득해 정규 1집을 발표하고 공연에 전념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불과 몇 달 만에 고정 팬 수백명이 생겼다. 공연장에는 이들로 항상 북적였다. 듀오 ‘180’의 활동은 성공리에 끝났다.

이를 계기고 나는 더 큰 도약을 꿈꿨다. 2013년을 ‘공연의 해’로 선포하고 새로운 공연 콘셉트를 준비했다. 그것이 요즘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골목콘서트’다.

정리=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