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범 경총 회장 “2013년 국정감사는 최악 기업감사”
입력 2013-10-24 18:08 수정 2013-10-24 22:15
국회 국정감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하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국정 전반을 성역 없이 감시·비판할 수 있는 권한이 국정감사권이다. 하지만 ‘호통’과 ‘정쟁’만 있다는 지적이 많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국감무용론까지 제기되는 실정이다.
특히 경제계는 ‘군기’를 잡으려고 기업인을 부른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24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93회 경총포럼 인사말에서 “올해 국정감사는 역대 최악의 기업 감사가 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날 경총포럼은 윤성규 환경부 장관을 초청해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화평법)과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전부개정안’(화관법) 도입 등에 대한 강연을 듣는 자리였다.
이 회장은 “그동안 경총과 언론, 수많은 전문가가 수차례에 걸쳐 기업인 증인 소환의 문제점을 지적했는데도 올해 국정감사에 역대 가장 많은 200여명의 기업인이 증인으로 소환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재계에 따르면 2011년 국정감사 증인 171명 중 61명(35.67%), 지난해 347명 가운데 145명(41.79%)이 기업인이었다. 올해는 400여명 가운데 196명으로 또 대폭 늘었다.
부르기는 하지만 막상 나오면 국회의원들은 제대로 답변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 일부 기업인은 2시간 넘게 기다렸다가 질문을 받은 뒤 10초 답변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기업인들이 소명 기회도 얻지 못한 채 일방적 공세에 시달리다 국감장을 떠나는 현상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쌍용차 관계자들이 ‘노사 자율해결’의 중요성을 호소한 것은 바로 이런 국회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라며 “경제 활성화와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법안 100여개가 정쟁에 발목을 잡혀 있다”고 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