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통일 “정부, 北 체제붕괴 원치 않는다”
입력 2013-10-24 18:00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24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평화문제연구소 창립 30주년 국제학술회의 기조강연에서 “우리 정부는 북한 체제의 붕괴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경제·문화 공동체를 통해 작은 통일을 실현하고, 나아가 정치통합을 통한 큰 통일을 평화로운 방식으로 이루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이어 “우리는 통일을 기다리지만 않고 적극적으로 준비할 것”이라며 “정치, 군사, 경제 분야에 치중했던 기존의 접근 방식을 재검토해 새로운 방식의 논의와 다양한 차원의 접근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의에선 북한 김일성 주석이 1965년 제2의 남침을 준비하며 중국에 파병을 요청했다는 사실이 새롭게 공개됐다. 청샤오허(成曉河) 중국 인민대 교수는 김 주석이 1965년 북한 주재 중국 대사에게 “북한은 조만간 전쟁을 일으킬 것이며 이는 불가피한 것”이라며 “전쟁을 하게 되면 중국에서 군대를 좀 파병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청 교수는 기밀 해제된 중국 외교부 문서 ‘북한 주재 조선인민공화국 대사 하오더칭의 김일성 주석 담화 현장’을 근거로 제시했다. 청 교수는 “1960년대가 사실상 북한이 최후의 수단으로 다시 무장통일을 내세울 수 있는 최고의 시기였으나 김일성은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며 “북한이 무력통일의 역사적 기회를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청 교수는 “중국은 평화, 신속, 자주, 충격 내재화(자체 흡수)로 일컬어지는 독일의 흡수통일 방식이 결코 나쁜 방법은 아니라는 입장”이라며 남한이 독일식 흡수통일에 나설 경우 중국이 이를 지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