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평양 봉수교회서 설교 최재영 목사가 전하는 北 종교 실상

입력 2013-10-24 18:00


지난 7월 28일 북한 평양의 봉수교회. 미국에서 북한 선교활동을 하는 최재영(51) 목사가 강대상에 섰다. ‘사마리아로 간 예수’를 주제로 정전협정 60주년 기념설교를 했다. 20분간의 설교가 끝난 뒤 김진경 평양과기대 총장과 외국인 교수 등 10여명은 특송을 했다. 재건축으로 예배가 중단된 평양 칠골교회의 교인들도 예배에 참석했다. 최 목사는 북한선교단체 ‘엔케이비전(NKvision) 2020’의 대표다.

최 목사는 23일 본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당시 북한 성도들로부터 ‘은혜를 받았다’는 감사인사를 받고 만감이 교차했다”고 말했다. 북녘 땅에서도 일부는 예배당에 나와 신앙을 지킨다는 안도감과 대부분은 이러지 못한다는 안타까움이 뒤섞였다.

최 목사는 “평양의 공식적 기독교 신자가 다 모인 연합예배인 셈인데 참석 교인이 300명 정도밖에 안됐다”며 “그마저도 대부분이 50대 이상이어서 북한에서 신앙의 대가 끊길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16세 이하 청소년의 종교활동은 북한 당국이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북한에는 공인교회를 포함해 10여개의 교회가 있지만 주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기 어렵다고 한다. 평양의 봉수교회와 칠골교회도 당국 통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최 목사에 따르면 평양 제일교회는 북한주민 참석불가 방침으로 현재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고, 평양과기대 채플실에서 외국인 교수가 예배를 인도하긴 하지만 북한의 교수나 학생은 참석할 수 없다. 그는 “개성공단 내 개성교회와 같은 민간교회가 몇 곳 있지만 주민은 갈 수 없다”고 밝혔다.

최 목사는 평양의 가정교회도 몇 차례 방문했다. 그는 “형편이 제일 나은 성도의 집에서 10∼15명 정도가 모이는데 목회자가 없어 장로나 집사가 예배를 인도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심지어 평신도들이 성경만 읽고 예배를 마치기도 했다”고 전했다. 최 목사는 “오경우 조선그리스도연맹 서기장으로부터 북한 목회자는 30명 안팎이고 유일한 신학대학인 평양신학원의 재학생이 12명에 그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