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장중 연저점… 기재부·韓銀 나서 끌어올려

입력 2013-10-24 17:58 수정 2013-10-24 22:37


외환 당국이 급락하던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렸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2시20분쯤 달러당 1054.3원을 기록해 연중 최저점인 1054.5원(1월 15일 장중)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자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긴급 공동개입에 나서 10분도 안돼 1062.0원까지 치솟았다가 1061.0원에 마감했다.

기재부와 한은이 공동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년 만이다. 시장에선 이날 정부가 10억 달러 이상의 실탄을 투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희남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국장과 유상대 한은 국제국장은 공동명의의 구두개입을 통해 “최근 원·달러 환율의 일방적인 하락 움직임이 과도하다고 생각하며, 과도한 쏠림이 계속될 경우 이를 완화하기 위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원·달러 환율의 하락 속도와 폭은 아시아국가 중 가장 빠르고 크다. 3분기 원화의 달러화에 대한 통화가치 절상률은 6.3%로 주요 20개국(G20) 중 영국 파운드화(6.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환율 하락(원화 강세)의 원인은 크게 한국경제의 양호한 기초체력과 외부 요인으로 요약된다. 경상수지 흑자가 누적되면서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몰려 원화 수요가 많아졌다. 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시점이 예상보다 늦춰져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도 원화 강세의 한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져 금융위기 이후 5년째 뚫리지 않고 있는 1050원 선도 하향 돌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경제연구부문장은 “내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과정에서 불안전성이 커지면 원화가 일시적으로 약세를 보일 수 있겠지만 강세 기조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환율 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시각이 엇갈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가파른 원화 절상은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로)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되므로 단기적·구조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경제연구원 김창배 연구위원은 “현재 환율이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킬 정도는 아니며,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을 고려하면 환율 하락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이정훈 선임연구원도 “산업구조의 변화로 환율 하락에 따른 피해가 과거에 비해 완화됐다”고 지적했다.

천지우 박은애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