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9호선 철수한 맥쿼리, 타 SOC 사업에도 영향 줄까
입력 2013-10-24 17:44 수정 2013-10-24 22:16
호주계 자본인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이하 맥쿼리)가 서울 지하철9호선 운영사인 서울시메트로9호선㈜에서 완전 철수함에 따라 맥쿼리가 투자한 다른 국내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4일 각 지방자치단체와 업계에 따르면 맥쿼리는 현재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서울∼춘천고속도로, 광주 제2순환고속도로 등 12개 SOC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맥쿼리는 서울시가 메트로9호선 최소운영수입보장(MRG)제도 폐지, 운임 결정권 시 귀속 등 실시협약 변경을 발표한 전날 공시자료를 통해 “투자금 전액을 국내 기관투자자에 양도하는 거래를 마쳤다”고 밝혔다.
맥쿼리는 메트로9호선 보유지분 24.5%(410억원)를 매각하고 미수이자 등 후순위대출금 620억원도 회수하게 됐다. 매매차익은 284억원이다. 또 지난 6년간 투자를 통해 연평균 수익률 13%를 기록했다. 맥쿼리 측은 “지하철9호선 운임체계 유지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적절한 시기에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운임 인상을 놓고 갈등을 빚은 서울시에 대한 불만을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맥쿼리가 다른 SOC 사업에서도 수익성이 떨어지면 언제든 철수를 검토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외국 자본에 지나친 특혜를 주고 있다는 여론을 등에 업고 실시협약 변경을 압박하는 지자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맥쿼리는 광주시와 광주 제2순환고속도로 1구간 사업을 놓고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맥쿼리가 참여한 광주순환도로㈜가 실시협약 당시 자기자본비율(20.91%)을 유지하지 않고 선순위차입금 이자율을 높인 것에 대해 광주시가 원상회복을 명령하자 소송을 제기했다가 1심에서 패했다.
강희용 서울시의원은 “메트로9호선 사례는 맥쿼리의 전국 다른 사업에 대해서도 변경을 요구할 수 있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시에는 전날 실시협약 변경 발표 후 인천시, 광주시 등 다른 지자체에서 노하우를 알려 달라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맥쿼리 관계자는 “여러 억측이 있을 수 있겠지만 추가 철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