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길] 달에 살던 세 발 두꺼비, 오색 빛을 보고 덥석 물고 말았는데…
입력 2013-10-24 17:24
세 발 두꺼비와 황금동전/글 신순재·그림 한병호/책 읽는 곰
보름 달, 둥근 달. 두둥실 떠올라 우리 동네를 환하게 비춰 주는 달 속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요? 토끼? 아닙니다. 세 발 두꺼비가 살고 있습니다. 천리만리를 단숨에 날아다니는 재주를 가진 세 발 두꺼비는 달 속에서 꾸벅꾸벅 졸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보름달이 환하게 뜬 어느 날, 세발 두꺼비는 눈부시게 빛나는 오색 빛을 보고는 그냥 덥석 물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그 빛은 신선이 던진 미끼인 황금동전이었어요. 휘리릭 휙! 세 발 두꺼비는 줄에 끌려 달 밖으로 나왔습니다. ‘내가 홀렸구나’ 깨닫고는 달로 돌아가려 하자 황금동전이 ‘챙’ 떨어져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와글와글 개구리와 두꺼비들이 몰려와 춤을 췄습니다.
신선은 세 발 두꺼비를 타고 낚시를 다녔습니다. 바위산으로, 뜨거운 사막으로, 얼음바다로…. 달로 돌아가고 싶은 세 발 두꺼비는 꾀를 냈지요. 북쪽 세상 끝에 깊고 깊은 우물 속에 황금 물고기가 살고 있다고 신선에게 말했습니다. 신선은 귀가 솔깃해 세 발 두꺼비를 타고 그곳으로 갔습니다. 깊은 우물에 도달하자 세 발 두꺼비는 황금동전과 함께 내려가 물고기를 잡아 오겠다고 했어요. 황금물고기를 잡을 욕심에 신선은 그렇게 하라고 했지요. 어떻게 됐을까요?
사실 황금물고기 같은 건 없었어요. 세 발 두꺼비가 지어낸 얘기죠. 세 발 두꺼비는 우물 속에 내려가 황금동전을 ‘챙그랑’ 돌려 세상에 있는 개구리와 두꺼비를 불러들여 그들을 밟고 올라와 달나라로 돌아갔습니다. 신선은 황금동전이 아까워 우물을 들여다보면서 울고 또 울어 우물이 넘쳤답니다.
글쓴이는 조선후기 화가 심사정의 ‘하마선인도’에 등장한 세 발 두꺼비에 영감을 받아 이 동화를 지었답니다. 동양에서 복을 상징하던 동물인 세 발 두꺼비와 보름달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고 하네요. 지나친 욕심이 화를 부른다는 교훈도 빼놓을 순 없겠지요.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