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중년은 또 한 번 변화하는 새롭고 특별한 시기… 중년의 발견
입력 2013-10-24 17:24
중년의 발견/데이비드 베인브리지(청림출판·1만6000원)
“이제 내 나이 마흔둘. 별안간 시간이 빛의 속도로 흐르고 지금 유행하는 음악에 아무런 감흥도 느끼지 못하며, 아랫배가 나오기 시작하고 이곳저곳 몸이 쑤시고 결린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영국 세인트 캐서린즈 칼리지 인문학부 선임연구원인 저자의 이런 말이 아니더라도 대체 중년이란 무엇이며, 무엇 때문에 중년이 있는지 궁금해 하는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중년의 징후는 몇 가지 질문으로 압축된다. ‘내가 생물학적으로 무가치한 존재가 된 걸까’ ‘내 성격이 왜 이렇게 복잡해졌지’ ‘노후 대책을 세워야 할까’ 등등. 우리가 중년을 정의할 때 마주치는 이런 질문에도 불구하고 중년이란 인생의 어떤 단락들과도 구분되는 특별한 단락, 즉 별개의 현상임을 밝혀내는 게 이 책의 목적이다. 한 마디로 중년은 인간 고유의 현상이라는 것. 다른 생물 종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관찰되지 않는다. 바로 이 점이 중년을 한층 특별하게 만든다.
수천 년에 걸쳐 자연의 선택은 마흔 살 넘는 인간들을 독특한 생명체로 만들어왔다. 그들은 서서히 죽어가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정서적·육체적·성적·정신적 세계가 또 한 번 변화하는 새롭고 특별한 삶의 국면에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이은주 옮김.
정철훈 문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