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1970∼80년대 연예인들 중심의 대중문화사… 낭만광대 전성시대

입력 2013-10-24 17:24


낭만광대 전성시대/오광수(세상의 아침·1만4000원)

1970∼80년대를 풍미한 연예인을 중심으로 엮은 대중문화사이다. 가수 조용필, 신중현, 남진과 나훈아, 김정호, 윤복희 등이 등장하는데 많은 부분을 조용필에 할애했다. 그만큼 조용필이란 이름 석자는 70∼80년대를 관통하면서 대중문화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기 때문이다.

조용필이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이 땅에 알려진 것은 76년. 앞서 조용필은 ‘김트리오’란 이름으로 활약하며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72년에 발표했었다. 당시 노래가사는 ‘님 떠난 부산항에 갈매기만 슬피우네’였다. 하지만 76년 ‘형제 떠난 부산항에 갈매기만 슬피우네’로 바뀌었다. 대중문화 전문 기자인 저자는 노래 가사가 바뀐 배경에 사회적 이슈가 한 몫을 했다고 분석했다. 70년대 남북의 극한 대치 상황 속에서 재일교포 모국방문단이 대거 입국했는데 이때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는 것이다. 2절 ‘가고파 목이 메어 부르던 이 거리는/그리워서 헤매이던 긴긴 날의 꿈이었지…’가 이를 말해준다. 이농현상으로 고향을 그리워했던 도시 서민이 많았던 것도 히트 요인이다.

저자는 은막의 스타들이 갖는 함의도 이끌어냈다. ‘첫 사랑의 연인’과 같다는 정윤희를 두고서 ‘아무도 그가 스크린으로 돌아오는 걸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전정희 기자